📅 이 요약은 2026-10-14 칼럼 게재일 기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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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지켜보겠다”던 MSD,
14일 뒤 33억 달러

2024년 10월 31일 MSD 3분기 실적 콜.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가 MSD 연구소(MRL) 수장 Dean Li에게 가시 돋친 질문을 던졌다. 중국발 PD-1×VEGF 이중항체 데이터를 어떻게 보느냐, 그 타깃을 검토해 본 적은 있느냐.

가시가 있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아케소의 이보네시맙이 MSD의 간판 키트루다와 정면으로 붙은 3상에서 이겼고, 무진행생존기간(PFS)이 두 배 가까이 길었다. Dean Li는 길게 답했다. VEGF는 중요한 축이고, MSD도 이미 상당히 투자해 왔으며, PFS 개선이 전체생존(OS)으로 이어질지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곧이곧대로 들으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1]

도발의 근거

HARMONi-2 중간분석 ·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 무진행생존기간(PFS)

이보네시맙 (아케소)11.14개월
키트루다 (MSD)5.82개월
036912개월

×1.91 2024.09 세계폐암학회(WCLC) 공개.[3]

그리고 2주 뒤

PD-(L)1×VEGF 이중항체를 둘러싼 이틀 연속 딜 · 달러 기준

11.13 바이오엔텍 → 바이오테우스 인수선급 8억
11.14 MSD ← 라노바 LM-299최대 33억
011억22억33억 달러

진한 막대 = 선급금(MSD 5억 8,800만 달러), 빗금 = 마일스톤 포함 최대치. 33억 달러 ≈ 4조 6,000억 원, 8억 달러 ≈ 1조 1,200억 원(원문 환산).[4][5]

14일

“지켜보겠다”(10.31)에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11.14)까지. 에버코어 ISI는 같은 날 “확신으로 돌아섰거나, 서밋에 대비해 보험을 든 것”이라고 짚었다.[6] 시장도 헤징인지 확신인지 끝내 단정하지 못했다.

각 시점을 누르면 자세한 내용이 열립니다.

2024.05아케소, HARMONi-2에서 키트루다에 승리 발표›
이보네시맙(PD-1×VEGF)이 키트루다와 맞붙은 3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는 톱라인. 북미·유럽·일본 판권은 서밋(Summit)이 보유.[2]
2024.09WCLC에서 중간분석 상세 공개 — PFS 11.14 vs 5.82개월›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군. 키트루다 대비 PFS가 두 배 가까이 길었다.[3]
2024.10.31MSD 3Q 컨콜 — “PFS가 OS로 이어지는지 지켜보겠다”›
모건스탠리 Terence Flynn의 질문에 MRL 사장 Dean Li가 답. VEGF는 중요한 축이고 MSD도 이미 투자 중이라는 설명. 들리는 메시지는 ‘서두를 이유 없음’.[1]
↓ 14일
2024.11.13바이오엔텍, 바이오테우스 인수 발표 (선급 8억 달러)›
독일 바이오엔텍이 PD-L1×VEGF 이중항체를 보유한 중국 바이오테우스를 인수. MSD 딜 하루 전.[5]
2024.11.14MSD, 라노바 LM-299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 (최대 33억 달러)›
선급금 5억 8,800만 달러, 마일스톤 포함 최대 33억 달러. 같은 날 에버코어 ISI Umer Raffat: “확신이거나, 서밋 대비 보험”.[4][6]
2026.09아케소, 중국 3상에서 OS도 키트루다 앞섰다고 발표›
Dean Li가 “지켜보겠다”던 질문(PFS가 OS로 이어지는가)에 대한 답이 2년 가까이 지나서야 나왔다. MSD는 그 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10월 31일의 답은 그날의 입장이었고,
11월 14일의 계약은 그때의 결정이었다.
둘 다 제 날에는 옳았다. 모순으로 보였던 건, 말을 날짜 없이 ‘정보’로만 받아 적었기 때문이다.
02 — Not this, not now

거절에도
유통기한이 찍혀 있다

2026년 5월 보스턴 Fierce Biotech Week. MSD·다케다·입센에서 외부 물질을 발굴·평가하는 S&E(Search & Evaluation) 리더들이 ‘빅파마 거절의 속뜻’을 두고 한자리에 앉았다. 필자가 받아 적은 요지는 셋이다.

지금 맞지 않는다는 게 6개월, 12개월 뒤에도 맞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전략에서 한참 벗어난 게 아니라면, 한 번의 no를 끝으로 받아들이는 건 좋은 계획이 아니다.

우리가 패스한 걸 경쟁사가 가져가면 ‘저쪽은 지금 그럴 여력이 있구나’ 싶다.

패널 발언 요지 · 필자 기록을 바탕으로 의역

NOT NOW

이유가 ‘지금’에 있다

들리는 말
“당장은”, “올해는” + 파이프라인·예산 얘기. 다음을 기약하지 않는다.
유통기한
짧다. 경쟁사 딜이나 새 데이터 하나에 당겨지기도 한다.
다음 스텝
상대가 먼저 연락하지 않는다. BD가 물어야 한다.
사례
2024.10.31 MSD의 답. 2주 뒤 딜.
NOT THIS

이유가 ‘물질·전략’에 있다

들리는 말
물질 자체에 대한 지적, 혹은 전략과 결이 아예 다르다는 답.
유통기한
길다. 다시 찾아가도 같은 답이 돌아온다.
바꾸려면
데이터 패키지가 확연히 달라지거나, 판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사례
슈뢰딩거 CEO의 AI 회의론. 3년 만에 번복.

공개석상의 Not now는 대개 이렇게 들린다. 2025년 여름, PD-1×VEGF 이중항체를 두고 대형 제약사 임원들이 내놓은 답이다.[7]

ABBVIE · 최고과학책임자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문: 열어 둠
J&J 이노베이티브 메디슨 · 북미 총괄
파이프라인에 더 기대하는 다른 면역항암제가 있다
문: 열어 둠
LILLY · IR 총괄
계속 지형을 평가하겠다
문: 열어 둠
ROCHE · 제약 부문 대표
1년에 수천 건의 딜을 본다
문: 열어 둠

누구도 선을 긋지 않았다. 파이프라인이 넓은 회사일수록 문을 완전히 닫을 이유가 없다. 패널이 “한 번의 no로 끝내지 말라”고 한 것과 같은 얘기다. 패널은 바이오텍 쪽에 반문도 던졌다. 빅파마가 쫓는 기회 중엔 보도자료가 나가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생각해 봤느냐고.

방금 들은 No, 어느 쪽인가

칼럼의 분류 기준을 그대로 옮긴 간이 해독기. 세 질문에 답해 보세요.

거절 이유에 “당장은 / 올해는” 같은 시간 표현과 파이프라인·예산 얘기가 붙었나?

이유가 물질 자체(데이터·기전·프로파일)를 겨냥했나?

상대의 전략과 결이 아예 다르다는 답이었나?

판정 대기

질문에 답하면 거절의 종류와 다음 스텝이 여기에 표시됩니다.

03 —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

지도는 닫혀도
길은 남는다

2026년 봄, 일라이 릴리가 공식 파이프라인 페이지에서 임상 1상 프로그램을 내렸다. 그 자리엔 “Phase 1 projects are no longer disclosed.” 한 줄이 남았다. 파이프라인 페이지는 상대의 현주소를 읽는 첫 창인데, 그 창이 닫힌 셈이다.[9]

그래도 다 가려지진 않았다. Endpoints가 8월 ClinicalTrials.gov를 뒤지자, 아직 2상에 오르지 않은 릴리의 신규 후보가 30개가량 나왔다. 회사가 그려 준 지도는 사라져도 임상 등록·학회·논문·파트너십에 흔적이 남는다. 다만 새어 나오는 속도가 길마다 다르다.

그래서 상대의 ‘지금’은 우리 쪽 사정보다 저쪽 사정으로 먼저 바뀌기도 한다. 경쟁사가 비슷한 물질을 사 가거나, 새 임상이 등록되거나, 특허가 공개되는 순간이다. 그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그날의 메모를 다시 꺼내 보라는 게 필자의 조언이다.

04 — 을의 자리에서도 할 수 있는 일

‘언제’를 묻지 말고
‘무엇’을 물어라

역설이 하나 있다. Not now로 보일수록 질문은 오히려 Not this 쪽으로 던져야 한다. 시간을 물으면 시간으로 답이 오고, 기준을 물으면 기준으로 답이 온다.

✕ 흔한 질문
“언제쯤 다시 뵈면 좋을까요?”
돌아오는 답 →
대개 뜬구름. 다음 접점의 명분도, 준비할 것도 남지 않는다.
✓ 바꾼 질문
“무엇을 보시면 다음 단계로 가실 수 있을까요?”
돌아오는 답 →
기준. 그 데이터가 나오는 날이 다시 찾아갈 명분이 되고, 그 답은 다음 미팅의 안건이 된다.

신호 주기를 익히는 루프

받아 적기말과 함께 언제·어떤 사정에서 나왔는지 기록
가려내기Not now인가, Not this인가
기준 묻기“무엇을 보시면?” → 상대의 기준 확보
트리거 감시우리 데이터 · 경쟁사 딜 · 신규 임상 등록 · 특허 공개
다시 찾아가기트리거가 곧 명분. 메모를 꺼내 들고 간다
↻ 몇 차례 쌓이면 회사마다 신호가 바뀌는 주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거절 기록 카드 (칼럼 기준 정리)
날짜 / 자리     : 2026-__-__ · 컨콜 / 파트너링 / 이메일
상대 / 직함     :
들은 말 (원문)  :
그날의 사정     : 예산·파이프라인·경쟁사 동향·인사 이동 등
분류            : Not now / Not this
상대가 말한 기준: "무엇을 보시면?"에 대한 답
감시할 트리거   : 우리 데이터 / 경쟁사 딜 / 신규 임상 등록 / 특허 공개
다음 접점 명분  :
05 — CIC Cambridge

교차로 200미터 앞에서

빨간불이 곧 바뀔 걸 알아서 더 세게 밟는 날이 있고, 아무리 재도 각이 안 나와 자전거에서 내려 기다리는 날도 있다. 그런데 자주 오가는 길이라 신호 주기를 알고, 다리에 힘이 남아 있고, 운까지 따르는 날엔 발 한 번 내리지 않고 교차로를 지나간다. 필자는 딜의 타이밍도 그렇다고 말한다.

신호 주기
=
그동안 적어 둔 기록
다리 힘
=
우리 데이터 + 쌓아 온 관계
운
=
끝까지 운
앞의 두 가지가 없으면, 불이 바뀌는 순간에도 교차로 한참 뒤에 서 있게 된다. — 칼럼의 마지막 문단 요지
덮으며 — deAI 메모

투자자가 이 칼럼에서
가져갈 것

  • 컨콜 발언엔 날짜를 붙여 읽는다. 빅파마가 “지켜보겠다”, “우선순위 아니다”라고 해도 그건 그날의 입장이다. 기술이전 기대 종목을 볼 때 발언 하나로 가능성을 지우지도, 키우지도 말 것.
  • “관심 있다”도 Not now의 다른 표현일 수 있다. 파이프라인 넓은 회사는 문을 닫지 않는다. 진짜 신호는 말보다 트리거 — 경쟁사의 같은 계열 딜, 신규 임상 등록, 특허 공개 — 쪽에서 먼저 온다.
  • 국내 바이오 IR에서 확인할 질문: 그 회사 BD는 상대에게서 ‘기준’을 받아 왔는가? 다음 데이터 이벤트가 그 기준과 맞물려 있는가? “글로벌 빅파마와 논의 중”보다 이 두 답이 더 많은 걸 말해 준다.

위 메모는 칼럼을 투자자 관점으로 옮긴 정리자의 해석이며, 필자의 주장과 구분됩니다.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닙니다.

원문 · 빨간불 앞에서 던질 질문
정요한(프로티나 BD Manager) · 더파마뉴스 오피니언 · 2026.10.14 · 회원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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