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 아래를
짓는 사람
오픈AI와 앤트로픽은 1,000억 달러에서 1조 달러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 그 길 위에서 금융의 데이터룸이나 감사 추적 같은 건 "길가에 떨어진 동전"이다. 로고의 게이브 스텐절은 그 동전을 줍는 회사가 어떻게 500억 달러짜리가 될 수 있는지, 그리고 왜 10년 뒤 최고의 투자회사는 기업가치의 90%가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에 있을지를 설명한다.
- 제품의 절반은 물 아래 · 채팅·이메일·알림은 수면 위. 진짜는 CRM·포트폴리오 모니터링·LP 보고·데이터룸·MNPI 감사 추적과의 연동이다. 연구소는 이걸 절대 안 짓는다. 매출 1,000억에서 1조로 가는 길에선 동전 줍기니까.
- 하네스가 모델보다 중요하다 · 클로드 코드가 챗GPT를 앞선 건 모델이 아니라 하네스 때문이었다. 판단력이란 지능이 아니라 뇌 속 수많은 마이크로서비스(저장·회상·트리거)이고, 그걸 금융용으로 짓는 게 로고의 일이다.
- 가격은 두 번 혁명한다 · 지금은 블룸버그처럼 좌석당 과금. 언젠가 사용량, 그리고 성과 과금("좋은 투자 아이디어 하나에 얼마")으로. 10년 뒤 KKR이 포트폴리오 회사를 팔 수 있는지 판단하는 데 5개월이 아니라 5분이 걸린다.
세 번 만에 됐다. 모델이 따라와 줬을 때
고등학교 때 한 번, 대학 때 한 번 실패했다. 세 번째는 GPT-3가 나왔을 때, 챗GPT보다 먼저였다. 데모는 마법 같았고, 실제로는 아무것도 작동하지 않았다.
고등학생 게이브는 투자은행가인 친구 아버지를 위해 합병 중인 두 상장사의 교환비율을 추적하는 앱을 옛날식 AI로 만들어 보려 했다. 형편없었다. 대학에선 GPT-3 이전에 계량경제학용 AI 보조에 관한 논문을 내고 사업화를 시도했다. 전혀 안 됐다. 창업 뒤에도 초창기 로고는 "쿨한 걸 보여 줄 순 있지만 되는 게 없는" 제품이었다.
좋은 제품이 뭐냐는 물음에 그는 매일 오는 피드백을 든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한 달에 수백 시간을 아낀다, 전엔 못 하던 걸 한다." 그리고 그 뒤에 붙는 말. 쓰는 게 즐겁다는 것. 이 사용자를 위해 지었다는 게 UX와 디테일에서 드러나니까.
은행의 매니징 디렉터는 10년 동안 컴퓨터에 로그인한 적이 없다. 대신 아이패드로 덱에 마크업을 그려 애널리스트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로고는 그 이메일을 AI 애널리스트에게 보내면 2일이 아니라 20분 만에 마크업이 반영돼 돌아오게 했다. 동시에 그 딜의 주니어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리고, 어떤 수정이 있었는지 전부 감사 가능하게 보여 준다. "그 일이 뭔지 아는 촉이 있어야만 아는 작은 디테일."
수면 위는 채팅, 수면 아래는 시스템
공개주식이 AI에 가장 맞는 영역이라는 건 패트릭도 게이브도 안다. 데이터가 다 공개돼 있으니 "최대한 똑똑해지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로고의 핵심 고객은 딜메이커다.
월요일 아침 뉴욕, 모든 로고 인스턴스를 신의 눈으로 내려다보면 뭐가 보이나. 회사를 사고파는 사람들이다. 데이터룸을 어떻게 꾸리나, 어떻게 뜯어보나, 제3자와 데이터룸 논의 콜을 어떻게 잡나, 첫 단계부터 클로징까지. 파는 쪽은 회사 모델과 고객 설명 파워포인트와 고객 집중도 DDQ 답변을 데이터룸에 넣고, 사는 쪽 에이전트들은 그 데이터를 찢어발겨 "이 펀드가 원하는 집중도 리스크 범위보다 낮은가"를 자기 투자 철학에 대조한다.
공개주식 헤지펀드의 주니어 애널리스트에게도 같은 답을 줄 수 있는 때는 언제인가. 게이브는 솔직하다. "훌륭한 공개시장 투자자가 되려면 뭐가 필요한지 저는 모릅니다. 해 본 적이 없어요." 도메인 전문가를 영입해야 하고, 그러면 이미 지어 놓은 시스템이 "그 시장에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유용할 거라 확신한다. 다만 이사회가 ICP를 넓히라고 압박해도 딜메이커 쪽 TAM이 너무 깊다. 그리고 그의 최종 그림, 사모시장 거래 인프라 전체가 되는 것에는 딜메이커가 훨씬 중요하다. 공개주식은 거래소가 이미 있으니까.
연구소와 수직으로 지어라
"앤트로픽과 오픈AI는 금융을 크게 본다. 장기적으로 어떻게 맞서나." 게이브가 제일 좋아하는 질문일 리 없지만, 답은 준비돼 있다. 그들이 지으려는 것과 수직인 것을 지어라.
시장에 빨리 나가려고 챗봇을 만들 수는 있다. 하지만 수면 아래에 연구소가 절대 안 지을 게 잔뜩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금융과 자본시장에서 워크플로우와 데이터셋과 일하는 방식 속으로 깊이 들어가 50억, 100억 달러 이상을 버는 회사가 몇이나 되나. 아주 지저분하고 특수한 문제 위에 거대한 지출이 얹혀 있다. 금융 전체가 데이터도, '좋음'의 정의도, 규제도 제각각인 틈새의 모음이다. 거기 깊이 들어가 기록 시스템을 만들면 매출 50억 달러에 닿는다. 앤트로픽에겐 그게 동전 줍기다.
예 1 · MNPI 감사 추적
시장에 영향을 주는 딜을 다루면 미공개 중요 정보를 삼키게 된다. 감사 가능성, 무엇을 플래그하는지, 그게 은행 내부 시스템으로 어떻게 흘러가는지. 규제 당국이 "뭘 했나" 보자고 할 때 픽셀 단위로 완벽한 배관이 있는가.
예 2 · 데이터룸
대형 상장사가 대형 상장사를 살 때 데이터를 주고받으려면 준법이고 안전한 데이터룸이 필요하다. 정적 폴더가 아니라 에이전트와 워크플로우에 꽂힌 것. "오픈AI나 앤트로픽이 데이터룸 사업을 하고 싶어 할 리 없다."
결국 고급 금융과 자본시장 전체의 거래소가 되려면 지능만이 아니라 거래 장소, 소통 장소, 워크플로우, 거기 들어가는 데이터 입력까지 다 가져야 한다. 패트릭이 정리한다. 데이터와 모델을 물었는데, 정작 셋 중 제일 중요한 건 하네스, 인프라라는 얘기다.
클로드 코드와 클로드 코워크가 나왔을 때 오픈AI·챗GPT와 모델은 사실 비슷했다. 다른 건 하네스와 제시 방식이었고, 그게 모델의 장기 실행 능력을 더 끌어냈다. 그래서 사용량이 치솟았다. 사람이 높은 주체성으로 많은 일을 해내는 건 순수 IQ와 기억력 때문이 아니라 뇌 속 마이크로서비스들 덕이다. 지식을 어떻게 넣고, 꺼내고, 무엇이 트리거하나. 감정이 그 트리거다. 훌륭한 투자자의 판단력이란 시장에서 어떤 걸 봤을 때 특정 사건의 회상이 켜져 창의적 결정으로 이어지는 촉이다. 그 작은 서비스들을 전부 지어야 한다.
모델이 지금 못 하는 것 중 됐으면 하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압축(compaction)". 한 에이전트와 100번 대화하면 그게 맞는 걸 기억하고 매번 쓸 수 있는 토큰 양으로 기억을 압축해야 한다. 당신이 누구고 뭘 중요하게 여기는지 일관되게 알아 진짜 사람과 얘기하는 느낌이 나야 한다. 지금 에이전트는 거의 전부 1:1이다. 슬랙 채널에서 100명과 일하는 순간 이 문제는 지수적으로 커진다.
로고 같은 회사에 투자한다면 볼 것 세 가지
패트릭이 억지로 투자자 역할을 시킨다. "AI의 능력을 한 산업에 배선하는" 수직 앱 회사를 고른다면.
- 01산업에 충분한 복잡성과 깊이가 있는가데이터 종류, 기록 시스템, 배포 모델이 복잡해서 그걸 푸는 데 큰 노력이 들어야 나머지 모든 것을 풀 쐐기가 생긴다. 누구나 걸어 들어와 챗GPT나 코워크 기본형을 팔 수 있는 산업이면, 수직인 것들을 지을 시간을 못 번다.
- 02팀에 도메인 전문성이 있는가게이브 본인은 "특별한 전문성은 없었지만 시작할 만큼은 있었다." 뉴욕에서 자라 고급 금융만 생각하는 사람들에 둘러싸였고, 지금은 세계 최고 기관의 투자은행·투자회사를 거친 사람이 100명 넘게 있다. "우리 일은 모델의 변화를 잡아채서 이 기관들에 적용하는 것."
- 03핵심 제품을 끊임없이 다시 짓고, 0으로 잘라 낼 의지가 있는가터미널이나 특정 UX처럼 빨리 스스로 잡아먹을 수 없는 전달 방식은 6개월마다 오는 계단식 변화에 못 따라간다. 맥스 레브친의 회사가 원장 기술을 매년 다시 짓는 것처럼(가장 재미있는 엔지니어링 문제라 인재가 남고, 시스템이 굳지 않는다), 로고도 하네스와 핵심 에이전트 시스템을 계속 다시 짓는다. "지역 최소점에 있을 리가 없다. 모델이 너무 빨리 바뀌니까."
좌석으로 팔지만, 성과로 받고 싶다
로고는 "고전적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다. 구매자가 블룸버그·팩트셋·캐피털IQ·피치북과 같은 범주로 보기 때문에 좌석당 과금한다.
딜 하나마다 AE와 솔루션 아키텍트와 세일즈 엔지니어가 들어가 악수를 하고 통합을 설명해야 한다. 한 건 계약해서 사용량이 100배 뛰는 일은 없다. 반대로 앤트로픽이 로고에 파는 건 너무 쉬웠고, 로고가 앤트로픽에 내는 돈은 사람 개입 없이 지수적으로 늘었다. 토큰 소비 모델이니까. 그래서 로고는 보통 엔터프라이즈 영업 조직보다 5배 빠르게 GTM 머신을 지어야 한다.
잘할수록 고객이 더 많이 쓰고, 그게 로고엔 비용이라 좋은 고객이 나쁜 고객이 되는 역설은 어쩌나. "우리는 로드맵의 1%에 와 있다. 자본시장 혁신의 99%가 앞에 있다. 중요한 건 좋은 파트너, 그들의 AI 전략의 좋은 청지기가 돼서 앞으로도 함께 일하고 싶게 만드는 것."
사람을 얼마나 빨리 생산적으로 만드나
인간 속도에 묶인 엔터프라이즈 영업으로 10배 성장을 어떻게 하나. 풀어야 할 핵심 문제는 하나다. 영업이든 마케터든 SDR이든, 사람이 로고를 이해하고 고객을 밀어 주기까지 얼마나 빨리 만드느냐. 그래서 내부 도구가 "마법 같다".
회사의 뇌, 이름은 슈렉
로고의 모든 내부 대화는 100% 녹음된다. 입사 첫날 "그냥 알아 둬, 우리는 늘 녹음돼서 회사 뇌로 흘러가"라고 말해 준다. 빅브라더가 아니라 다들 회의 전사 도구를 켜 두는 것뿐. 엔지니어들이 웃기다고 붙인 이름이 슈렉이고, 모두가 뭘 하는지 보이는 "늪" 대시보드가 있다. 회사 목표·가치·노스스타 지표를 알아서 모든 답을 그 방향으로 만든다. "목요일에 사모신용 회사 미팅이 잡혔네요. 알아야 할 정보와 통할 사례, 그들이 듣고 싶어 할 ROI 지표입니다"라고 먼저 말해 준다.
매달 꼴찌에겐 바보 모자
매달 전 직원의 AI 도구 사용량 보고서를 받는다. 부서마다 상위 5명과 하위 5명을 순위 매겨 사무실 곳곳에 붙이고, 부서 꼴찌는 바보 모자 그림과 함께 인쇄돼 붙는다. "웃긴 일이고 다들 알고 있다." 다만 회사가 커져서 자기를 모르는 사람이 늘면 진짜 겁을 먹는다고. "그러지 않길 바라지만, 강한 인센티브인 건 맞다."
기업가치의 90%가 사람에서 시스템으로
오래 잘돼 온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 게이브는 두 개를 준다.
왼쪽: "지금 기업가치의 90%가 사람에게 있다는 걸 확실히 안다면, 그리고 10년 뒤 최고 회사는 90%가 시스템에 있을 거라면, 뭘 시작하겠나." 오른쪽: 로그 눈금. 앞의 둘은 실제 사례, KKR은 게이브의 미래 예측.
- Q1최고 인재의 머릿속에 잠재된 것을 어떻게 내가 소유하고 자율 운영하는 시스템에 넣을 것인가모엘리스의 공동창업자 한 명은 2년 전부터 최고 뱅커들의 디지털 클론을 원했다. 콜에 대신 나가고, 자기처럼 생각하고, 맥락을 삼키는 시스템. 그 전문성과 관계를 은행의 모든 주니어가 즉시 쓸 수 있게. 2년 전엔 다들 "무슨 소리냐" 했고, 지금 보면 가장 선견지명 있던 사람들이 그때 제일 미친 소리를 하던 사람들이다.
- Q2딜 생애주기를 전부 펼쳐 놓고, 어디에서 내가 대체 불가능한지 정직하게 표시하라남이 없는 데이터나 관계나 맥락인가. 아니면 그냥 내가 더 똑똑하고 더 많이 읽었다고 생각하는 건가. 후자라면 AI가 지운다.
자산 가격을 매기는 시간이 한 자릿수 배 줄면 시장은 더 투명하고 유동적이고 효율적이 되고 활동이 훨씬 늘어난다. 그가 즐겨 드는 역사는 J.P. 모건이다. 유럽 투자자와 신흥시장 미국의 기업가를 이어 철도와 인프라를 금융한 중개자가 있었기에 미국이 거대 경제가 됐다. 지금 자본시장에 못 닿는 곳을 보라. 자본 조달이 어려운 모든 신흥국, 그리고 골드만삭스가 뭐 하는 곳인지도 모르고 JP모건이 너무 작아서 찾아갈 시간이 없는 미국 기업 30만 곳. JP모건도 SMB M&A를 하겠다고 나섰다. 뱅커 한 명이 딜 팀 하나가 되면 전엔 수수료가 너무 작아 못 가던 시장에 갈 수 있으니까.
기업 AI 도입은 어디쯤인가. 개인 생산성은 폭발했다. 배포된 은행의 MD는 "3일 걸리던 5페이지를 10분에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25년 동안 분석을 안 하고 20년 동안 엑셀을 안 열던 사람들이. 문제는 그게 어디로 흐르느냐다. 딜을 더 따나, 거래가 늘었나, 못 가던 시장을 가나. 개인 도구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략 문제다. "내일 훌륭한 투자자 100명이 출근하면 뭘 시키겠나."
정확한 것보다 감사 가능한 것이 중요하다
2년 전이면 첫 질문이 환각이었을 텐데, 요즘은 그 단어를 들은 기억이 없다고 패트릭이 말한다. 게이브의 답은 조금 비튼다.
정확성은 여전히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감사 가능성이 더 중요하다. 답을 줬는데 틀렸을 때 어떻게 확인할지 모르고 어디서 왔는지 안 보이면, 맞든 틀리든 못 쓴다. 믿을 수 없으니까. 대부분 맞고, 틀릴 때도 어떤 가정이 들어갔고 데이터를 어디서 끌어왔는지 바로 보이면 여전히 쓸 수 있고 시간을 아낀다. 정보 검색 코파일럿에서 실제로 투자 결정을 하고 이메일을 보내는 오토파일럿으로 갈수록, 왜 그 결정을 했는지 돌아가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디버깅해야 하니까. 끔찍한 결정을 한 개인 투자자를 조사하듯이. 데이터 입력이 틀렸나, 누가 거짓말했나. 에이전트도 똑같다. 규제 당국이 보는 자본시장에서 "왜 그 결정을 했는지 설명 못 한다"는 통하지 않는다.
"저는 금융에서 2년 일했고, 이 사람들의 학생입니다." 세계 최고 투자자들은 뭐가 중요한지 알아내고 여러 주제에 걸쳐 판단하는 방식이 있다. AI가 그걸 대체할지는 아직 배심원 평결 전이다. 알파고의 37수처럼 이세돌이 못 보던 걸 보는 순간이 공개주식에서 오면 뭐가 중요한지가 진짜 바뀐다. 그렇다면 핵심 기술은 남이 못 구할 데이터와 입력을 모델에 넣는 것이다. 현장에 가고, 전문가와 말하고, 모델에 정보를 줄 관계 그래프를 키우는 사람. "37수를 계산하는 건 당신이 아닐지 몰라도, 남이 없는 데이터를 먹이는 건 당신일 수 있다."
40곳이 거절했고, 41번째가 물었다. "이게 뭐가 역발상이야?"
가장 낮았던 순간. 시리즈A. 캡테이블에 스타 투자자가 없던 때, 박스그룹의 데이비드 티시가 역대급 투자자 40곳을 소개해 줬다.
세쿼이아, 클라이너, 벤치마크, 전부 만났다. 40곳이 다 거절했다. 덱을 보고 흥미 없다는 식이 아니었다. "재밌네, 게이브를 만나 보자. 게이브 괜찮네, 한 시간 더. 게이브, IC에 와. 게이브, 저녁 먹자. 주말에 들러." 그리고 "우리는 패스." 그 단계에선 오로지 당신에 관한 얘기라 너무 개인적이다. "40명의 여자친구에게 차이는 것 같았어요. 매번 사랑에 빠지고 매번 '넌 아니야'." 스라이브도 그랬다. 시간을 잔뜩 쓰고 저녁을 먹고 그 회사에 반했는데, 결정타.
한 달 뒤 키스 라보이스가 왔다. "게이브, 이건 역발상 베팅이 아니야. 그냥 금융판 하비잖아. 내가 왜 해야 하지?" 게이브의 답. "역발상이 아니면 왜 당신 친구 전부가 나쁜 아이디어라고, 나를 안 믿는다고 했겠어요?"
왜 안 믿었나 ①
금융의 TAM을 과소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엔 금융 직감이 없다. 아이온그룹·블룸버그·S&P·팩트셋·피치북·모닝스타를 벤처가 키운 적이 없으니 이 시장의 윤곽을 모른다.
왜 안 믿었나 ②
제품이 끔찍했다. "나도 금융에서 일했으니 써 보자" 하면 절반이 틀렸다. "우리는 지수 곡선 위에 있다, 6개월이나 12개월 뒤엔 된다"는 말이 안 통했다.
왜 안 믿었나 ③
게이브가 알아낼 거라고 안 믿었다. 유리를 씹으며 다음 반복을 찾아내는 걸 본 데이터가 부족했다. 그 뒤 매 라운드 "이거 할 거예요" "그럴 리 없어" "했어요"가 반복됐다.
유리 씹기의 목록: 코로나 때 창업해 사무실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 채용·해고·멘토링·관리·피드백·방향 설정, 전부 몰랐다. 6개월 공들인 후보가 안 오는 것, 다음 모델이 나와 공들인 제품이 휩쓸려 바보가 된 기분, 투자자 40곳의 연속 거절. 롤러코스터라 극단의 고점과 저점을 다 느끼는데, 3개월 전의 저점을 지금 보면 "농담 같다, 자면서도 하겠다." 왜 겁이 많고 불안하냐고 묻자, 이 사업은 복리로 쌓이는 모멘텀 게임이라 걸림돌 하나에 속도가 죽을까 늘 무섭다고. "그 순간들이 늘 두렵지 않았다면 그걸 대비해 모든 걸 하고 있진 않았을 것."
가장 친절했던 일 · 두 부모의 다른 친절
어머니의 친절은 무엇을 하든 "넌 대단하고 똑똑하고 잘못이 없다"였다. 자랄 땐 전혀 그렇지 않았지만, 그게 스스로를 믿는 자신감을 심었다. 40번 연속 거절당하고 낙제하고 뭘 해도 안 될 때조차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인 양 대해 줬다. 비이성적이지만 "그런 비이성적 자신감이 좀 필요하다. 조건 없는 사랑에서 오는." 아버지는 달랐다. 잘못하고 오면 부글부글 끓어 쳐다보지도 못했다. 규율과 높은 기준의 사람. 그의 친절은 왜 실패하는지 이해하고 도와주는 것이었다. 왜 그런 기회를 갖고도 못 살리는지 이해 못 하면서도 앉아서 세부를 같이 봐 주고, 자기 원칙과 탁월함의 기준은 지키면서 나를 더 낫게 만드는 시간을 냈다.
덮으며
deAI 정리
- 해자는 지능이 아니라 배관에 있다. 카처의 "하이퍼스케일러는 못 짓는다"와 다모다란의 "제품 매출이 없다" 사이에서, 게이브는 세 번째 답을 낸다. 매출은 있다, 다만 좌석 과금 소프트웨어의 모습으로. 그리고 연구소가 절대 안 지을 데이터룸·감사 추적·기록 시스템 연동이 그 매출을 지킨다.
- 수직 AI를 고르는 세 기준은 재사용 가능하다. 배관이 복잡한 산업인가, 도메인 팀인가, 제품을 6개월마다 부술 수 있는가. 반대로 "터미널이나 고정 UX로 파는 회사"는 계단식 변화에 취약하다는 경고는 블룸버그류 기존 사업자에게 해당한다.
- 가격 혁명이 온다. 좌석→사용량→성과. 성과 과금이 자리 잡으면 금융 소프트웨어의 매출 구조가 헤지펀드의 성과보수와 비슷해진다. 그 전환 시점이 이 회사들의 밸류에이션 변곡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