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달러에 판 버크셔,
지금 70만 달러
버핏과의 점심에서 들은 이야기 하나, 213개짜리 체크리스트, 그리고 20년이 걸려 배운 가장 아픈 실수. 텍사스에서 파브라이가 한국 투자자에게 남긴 세 가지 원칙.
세 가지 원칙, 다섯 줄로
- 레버리지가 모든 것을 망친다. 1974년 마진콜로 버크셔를 40달러에 판 릭 게린. 그 주식은 지금 70만 달러가 넘는다. 버핏: "평균보다 조금 나은 투자자가 소득보다 적게 쓰고 레버리지를 안 쓰면, 평생에 걸쳐 부자가 안 될 수 없다."
- 해자를 모르면 확신도 없다. 213개 질문은 레버리지·해자·경영진 세 양동이로 모인다. 현대차는 "너무 어려움" 더미, 마스터카드는 훌륭하지만 비싸다.
- 위대한 기업은 팔지 마라. 니프티50 49개가 0이 되어도 월마트 하나로 연 15%. 페라리 1%를 1,000만 달러 아래에 사서 판 것이 그의 20년짜리 후회. 지금 가치는 약 10억 달러.
- 코스피는 지수가 아니다. 사실상 두 종목이다. 개인은 BRK.B를 지수처럼 들고, S&P는 2035년쯤까지 연 −2~+2%의 심연을 건널 수 있다고 본다.
- 유치원부터. 1단계 BRK.B, 2단계 내가 쓰는 제품의 회사, 3단계 너무 싼 게 확실할 때만 10%/90%.
릭 게린의 40달러
버핏과의 점심. 버핏이 옛 파트너 이야기를 꺼냈다. "찰리와 나는 언젠가 아주 부자가 될 걸 알았고, 서두르지 않았어요. 릭도 알았죠. 그런데 릭은 서둘렀습니다." 릭 게린은 레버리지를 썼다. 1973년과 74년의 하락장이 오자 마진콜이 왔고, 버핏이 릭의 버크셔 주식을 한 주 40달러에 샀다.
레버리지 때문에 40달러에 팔았다. 그 자리에서 버핏이 남긴 문장이 이 인터뷰의 첫 원칙이다.
한국에서 결혼 자금, 사업 자금, 은퇴 자금을 급등주에 넣었다가 잃는 기사가 많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는 "인간 본성은 바뀌지 않는다"고 답한다. 역사를 모르는 사람은 반복할 저주를 받는다. 같은 이야기가 계속 반복된다. 레버리지는 위험하고, 유행을 좇는 것도 위험하다. 남이 관심 있든 없든 상관없이 "이 사업이 얼마짜리인가"만 보라. 독립적 사고, 그리고 공부 없이 무리를 따르지 않는 것.
213개 질문, 세 개의 양동이
그의 체크리스트는 213개 항목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세 양동이에 들어간다. 그는 이것을 "레버리지, 해자의 성격, 그리고 성을 지키는 기사의 성격"이라고 부른다.
레버리지
회사가 문제를 겪는 단일 최대 원인. 부채가 너무 많거나 자본이 부족하거나. 릭 게린의 양동이다.
해자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 자본주의는 성공을 보면 몰려든다. 해자가 없으면 이익은 사라진다.
경영진과 소유주
성을 지키는 기사가 누구인가. 보상이 과한가, 정말 유능한가.
현대차 → "너무 어려움" 더미
자동차 제조는 지독하게 경쟁적이다. 도요타와 붙어도, 전기차로 테슬라·BYD와 붙어도 힘들다. 둘 다 훌륭한 회사라서 더 어렵다. 그는 "그냥 두자"고 한다.
마스터카드 → 훌륭하지만 비쌈
오래 갈 사업이라는 게 보인다. 문제는 전 세계 투자자도 그걸 안다는 것. 그래서 늘 적정가 이상에 거래된다.
줄 서는 스시집의 저주
해자를 설명하는 그의 비유는 식당이다. 내가 스시집을 열었고 장사가 아주 잘된다. 문밖까지 줄이 선다. 몇 년 뒤 주변에 스시집이 여럿 생긴다. 다시 몇 년 뒤엔 경쟁이 너무 심해 내 가게가 예전만큼 안 된다. 자본주의의 본성이 그렇다.
가끔 예외가 생긴다. 코카콜라를 시작했더니 브랜드가 생기고, 마스터카드를 시작했더니 표준이 된다. 그런 사업은 오래 간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업은 스시집이다. 그래서 체크리스트의 두 번째 양동이가 필요하다.
코스피는 지수가 아니다
AI 붐 속의 한국 증시를 기회로 봐야 하냐 위험으로 봐야 하냐는 질문. 그는 골드러시 비유로 시작한다. 골드러시에서는 곡괭이 만드는 사람을 소유해야 한다. AI 붐의 곡괭이는 메모리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세 회사가 사실상 시장을 소유하고 있고, 현금흐름 대비 미친 밸류에이션은 아니다.
왜 현금흐름이 당분간 갈 수 있나
세 회사는 지금 상황을 이용해 고객에게 고정가 장기계약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도 take-or-pay. 애플이 일정 기간 일정 물량을 약속하면, 안 사도 돈을 내야 한다. AI 붐이 어떻게 되든 몇 년치 매출과 이익이 잠긴다. "총을 머리에 대고 물으면, 그 현금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그래도 개인은 여기서 놀지 마라
메모리와 AI에는 미묘한 뉘앙스가 너무 많다. 그리고 코스피는 이 두 회사가 지배한다. 코스피를 사면 지수를 사는 게 아니라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사는 것이다.
17년 동안 0%였던 지수
S&P 500은 100년 평균 연 9% 이상. 훌륭한 성적이다. 그런데 그는 구간을 잘라 보여 준다.
그래서 지금 2026년, 향후 10년간 S&P가 연 −2%에서 +2% 사이여도 놀라지 않겠다고 한다. 2035년쯤 다음 랠리를 준비할 것이고, 그 10년의 심연을 건너야 한다. 그의 처방은 같다. 10년 동안 버크셔에 있어라.
8억 달러짜리 회사를 1,500만 달러에
8년쯤 전, 그는 튀르키예의 딥밸류 투자자 친구에게 포트폴리오 회사들을 보여 달라고 했다. 통화는 불안정하고 인플레이션은 높았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부 떠난 뒤였다. 아무도 투자하려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좋은 사업들이 터무니없이 쌌다.
2019년 두 번째 방문에서 만난 회사. 아마존, 이케아, 까르푸에 창고를 빌려주는 튀르키예 최대 창고 운영사였다.
파이 카운터
탈레브의 말을 빌린다. 평생에 아주 드물게, 디저트가 전부 차려진 파이 카운터에 갈 기회가 온다. 그때는 첫째, 파이를 잔뜩 담아라. 다음 기회는 오래 안 올지 모른다. 둘째, 그 파이를 계속 들고 있어라.
49개가 0이 되어도 이기는 법
1960년대 말, 미국에는 '니프티 50'이 있었다. IBM, 디지털 이큅먼트, 제록스. 밸류에이션은 상관없으니 50개에 2%씩 넣으라던 개념이다. 너무 인기가 좋아져서 1971~72년에는 PER 50배, 70배, 100배에 거래됐다. 그리고 1973~74년 조정이 왔다.
그런데 사고실험
월마트가 그 50개 중 하나였다고 치자. 1970년부터 2026년까지 니프티50을 그냥 들고만 있었고, 50개 중 49개가 0이 됐다고 치자. 월마트만 살아남았다. 그 98%가 증발한 포트폴리오 전체가 연 15%로 복리해서 S&P를 압도한다.
SK하이닉스를 샀다면 물어야 할 것
파이 카운터에서 SK하이닉스를 담았다면, 물을 질문은 "해자가 무엇인가"다.
모른다. 하지만 이 질문들이 계속 우호적으로 답해지는 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쇠퇴가 영구적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나올 때, 그때 움직인다.
유치원부터 시작하는 3단계
초보 개인투자자가 체크리스트에서 당장 쓸 수 있는 기준이 "부채 없는 회사"냐고 묻자, 그는 순서를 다시 잡아 준다. "우리는 지금 유치원이고 아직 대학에 안 갔습니다."
최근 예. 월스트리트저널에 버거킹이 와퍼를 바꿨다는 기사가 두 번 났다. 번을 바꾸고 마요네즈를 바꿨더니 지난 분기 매출이 10% 늘었다. 한 분기 10%는 큰 숫자다. 그도 와퍼를 먹어 봤다. 예전보다 훨씬 나았다. 그래서 시장이 아직 모르는 우위가 생긴 건지 공부 중이다. 결정은 아직 안 했다.
버핏이 고급 식당에서 지켜본 것
1964년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가 대출 손실로 크게 무너졌다. 주가는 "뒷마당에 끌려가 총 맞은" 수준이었다. 매일 신문에 나던 때다. 버핏은 고급 식당 여러 곳에 가서 지켜봤다. 종업원들이 아멕스 카드를 받는 데 망설임이 있는가. 한 곳도 없었다. 제로. 그는 펀드의 40%를 넣었다.
아멕스의 해자는 사람들이 그 카드를, 그 브랜드를 신뢰하느냐였다. 식당이 답을 줬다. 하락은 일시적이었다. 그런데 정상으로 돌아오자 버핏은 팔았다. 최근 버핏은 아멕스가 30% 넘는 자기자본이익률을 낸다고 했다. 그런 은행은 없다.
버핏과 다른 결론에 이른 적 있냐는 질문에 그는 "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교훈을 해자의 복잡함으로 돌린다. 이런 미세한 것들을 이해할 때 우위가 생기고, 그 우위가 오래 보유할 확신을 준다.
존경하는 또 한 사람: 돤융핑
오포와 비보의 창업자. 안드로이드폰 회사를 세운 사람의 최대 보유 종목은 직접 경쟁자인 애플이다. "소프트웨어, 룩앤필, 브랜드는 우리가 절대 따라 할 수 없다. 그러니 가장 똑똑한 건 그들을 소유하는 것." 그에게 훌륭한 투자였다.
페라리 1%, 가장 아픈 실수
실수는 많았지만 가장 큰 실수는 하나다. "찰리 멍거를 덜 복용했다." 7~10년 전까지 그는 저평가된 것을 찾아 적정가에 가까워지면 팔았다. 월마트 같은 사업은 적정가 근처에서 팔면 안 되는 사업이었다.
페라리는 전기차 1호차를 4,000만 달러에 팔았다. 어떤 모델을 발표해도 10분 만에 매진된다. "얼마나 멍청한 짓인가." 그는 이 교훈에 20년 이상이 걸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 여정을 다른 무엇과도 바꾸지 않겠다고 덧붙인다. 우리는 사각지대를 갖고 천천히 배운다. 때로는 아예 못 배운다. 그것도 괜찮다.
"버는 것보다 적게 쓰면" 얼마가 되나
첫 원칙을 숫자로 만져 보자. 매달 남기는 돈을 레버리지 없이 꾸준히 넣었을 때. 수익률 슬라이더를 S&P 100년 평균(9%)과 그가 말한 심연(0~2%) 사이에서 움직여 보면 "시간"과 "레버리지 없음"이 무엇을 하는지 보인다.
복리 계산기
뇌에 남길 세 개의 숫자
- 레버리지 금지, 소득보다 적게 쓰기. 평균보다 조금만 나으면 시간이 나머지를 한다.
- 해자를 이해할 때까지 확신은 없다. 스시집은 몰려들고, 코카콜라와 마스터카드는 드물다. 모르면 "너무 어려움" 더미로.
- 위대한 기업은 고평가돼 보여도 팔지 마라. 지수의 수익은 극소수에서 나온다. 쇠퇴가 영구적이라는 증거가 나올 때만 움직여라.
- 코스피는 두 종목이다. 개인은 BRK.B를 지수처럼. 그리고 내가 쓰는 제품의 회사부터 공부하라. 기관은 와퍼를 먹어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