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의
행복 공식
하버드 MBA 2학년이 몰래 줌 링크를 돌려가며 들었던 강의 「리더십과 행복」. 그 교수가 뉴욕에서 26분 동안 풀어놓은 것은 위로가 아니라 데이터였다.
26분을 다섯 줄로
- 행복은 감정이 아니다. 저녁 냄새가 저녁이 아니듯, 행복감은 행복의 증거일 뿐. 행복은 즐거움·만족·의미 세 가지 영양소의 조합이다.
- 코너 오피스에 앉아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11년간 CEO였던 그의 데이터. CEO의 지배 감정은 외로움과 분노다.
- 사무실 14시간째에 벌어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음"이다. 그 시간을 아이와의 첫 1시간으로 옮겨라. 관계에 쓰는 시간이 생산성을 올린다.
- 새벽 4시 30분 프로토콜은 운동·영성·단백질 뒤에 커피. 집중 시간이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었다.
- 절반은 유전, 1/4은 금방 지나가는 환경. 나머지가 습관의 몫이고, 그는 행복을 가르치기 시작한 뒤 60% 더 행복해졌다.
몰래 돌던 줌 링크
하버드 경영대학원 2학년 선택 과목. 정원 180명에 대기자 400명. 자리를 못 잡은 학생들은 방법을 찾았다. 강의 줌 링크를 몰래 복사해 돌린 것이다. 교수는 모르는 줄 알았지만, 알고 있었다. "수완이 좋은 학생들이죠. 존경합니다."
왜 그렇게까지 들으려 했을까. 경영학만 공부해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2학년 2학기쯤 깨닫기 때문이다. 세상의 보상이 행복의 비밀이 아니라는 것. 브룩스는 영어 관용구를 빌려 말한다. 우유배달부가 아니라 우유를 원한 것이라고. 학생들이 찾은 건 교수가 아니라 내용이었다.
저녁 냄새는 저녁이 아니다
첫 수업에서 그는 묻는다. "여러분은 무엇을 공부하러 왔나요?" 답은 늘 같다. "말로는 못 하겠는데, 느끼면 알아요." 학생들은 행복을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브룩스는 그게 틀렸다고 잘라 말한다.
그래서 그는 음식의 정의를 빌려 왔다. 음식이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조합이듯, 행복도 세 가지 영양소의 조합이라는 것.
즐거움
하루하루 삶을 즐길 것.
만족
성취에서 오는 만족. 애쓴 뒤에 오는 기쁨.
의미
내 존재의 '왜'. 삶의 의미를 찾을 것.
그가 가르치는 방식도 여기서 나온다. 세 가지 중 어디가 약한지 검사하고, 약한 곳을 강화하는 기술을 준다. 영양 결핍을 진단하고 처방하는 것과 같다.
자연은 당신의 행복에 관심이 없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꾸 행복을 향해 가다가 길을 잘못 드는가. 브룩스의 답은 진화다. 자연이 원하는 건 종의 성공이다. 호랑이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칼로리를 충분히 얻고, 유전자를 남기는 것. 자연은 우리가 행복한지 아닌지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충동이 있다. "저걸 하면 더 행복해질 거야"라는 충동은 결혼 생활에 대해서도, 돈에 대해서도 자주 틀린다. 돈을 최대한 많이 벌려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인간의 충동이지만, 그것도 행복으로 이끌지 않는다.
번아웃 1위 한국, 그리고 진짜 범인
진행자가 묻는다. 한국인은 똑똑하고 부지런한데, 왜 OECD에서 우울과 번아웃이 가장 높으냐고. 브룩스의 답은 위로가 아니다.
다만 비용을 인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정책도 필요하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문화적으로 터놓고 하는 것이 먼저다.
그런데 그는 곧 방향을 튼다. 젊은 층의 우울과 불안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고, 팬데믹 때문만도 아니다. 2008년, 2009년부터 전 세계에서 꾸준히 늘었다. 그리고 그 원인은 일에서 오는 번아웃이 아니다.
사람들이 지목하는 범인
과로, 경쟁, 팬데믹
브룩스가 지목하는 범인
소셜 미디어와 스크린. 손에 붙어 있는 전화기. 전 세계 어디서나 저녁 식탁에 둘러앉아 각자 폰을 보는 가족들. "그러니 놀랍지도 않게 우울하고 불안해지는 거죠."
코너 오피스에 앉으면 행복해질 거라는 착각
카메라를 보고 그가 말한다. "오늘 보는 젊은 분들, CEO가 되고 싶으시죠. 압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실수를 하고 계세요. 코너 오피스에 들어가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는 것. 아닙니다. 저한테 데이터가 있어요." 그리고 덧붙인다. "저도 11년 동안 CEO였습니다. 더 행복하지 않았어요."
하버드에서 가장 성공한 CEO들을 연구한 결과, 그들의 가장 큰 병리는 사업의 성공에서만 만족을 얻는다는 것이었다. 그게 워커홀릭을 만들고, 워커홀릭은 관계를 망친다. 그가 만나는 세계 최고의 성공한 사람들 다수가 결혼 생활과 자녀 관계에서 고전한다. 그는 그들에게 일을 덜 하는 법을 코치한다. 그리고 자신도 평생 주 60~80시간 일해 온 워커홀릭이라고 고백한다.
결국 관계의 문제다. 리더가 되면 사람과 관계 맺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 가장 행복한 CEO들이 좋은 결혼 생활을 가진 사람들인 이유가 여기 있다. 매일 밤 같이 잠드는 룸메이트가 베스트프렌드여야 한다. 집에 왔을 때 "안녕, 보스"가 아니라 "안녕, 여보"를 듣는 관계. 그리고 대학 시절 가장 사랑했던 친구들에게 돌아가라. 비즈니스 인맥과 골프를 치지 말고 그들과 쳐라.
거래 친구와 진짜 친구
성공한 사람 주위엔 늘 사람이 있다. 한순간도 조용할 틈이 없다. 그들은 "이게 내 친구들"이라고 말한다. 브룩스는 되묻는다. 진짜 친구인가, 거래 친구인가.
거래 친구 (deal friends)
나에게 유용한 사람들. 그것도 좋다. 하지만 그게 전부라면 문제다.
진짜 친구 (real friends)
나에게 쓸모없는 사람들. 내 사업에 이익을 주지 않는다. 그냥 사랑하는 사람들. 이런 친구가 많아야 하고, 그건 노력과 시간이 든다.
그리고 가족. 성공한 사람들 중엔 차가운 결혼 생활이 많다. 분투하는 쪽은 늘 부재중이고, 배우자는 외롭다. 아이들을 잘 모른다. 그가 이들에게 상기시키는 장면은 하나다.
사무실 14시간째에 벌어지는 일
여기서 진행자가 가장 현실적인 반론을 던진다. 그런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고. "시간이 없어요. 회사를 운영하고, 사람들이 저한테 의지하고, 이게 우리 생활비예요." 브룩스의 답은 짧다. "저한테 데이터가 있습니다."
관계에 시간을 쓸수록 더 효율적이고 생산적이 된다는 것이 그의 데이터다. 그리고 한마디. 당신은 직원에게 하루 14시간 업무를 배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자기 자신에게는 배정하고 있다. 사업을 짜듯이 시간을 짜라.
아침에 절대 하면 안 되는 한 가지
"행복하고 싶다면 아침에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묻자 답은 즉시 나왔다. 하루의 첫 1시간에 소셜 미디어를 보지 마라. 그 시간은 뇌가 하루의 주제를 정하는, 신경인지적 프로그래밍이 가장 중요한 시간이다. 마지막 1시간도 마찬가지다. 수면 구조가 망가진다. 그가 본 가장 슬픈 장면은 침대에 나란히 누워 각자 폰으로 SNS를 보는 부부다.
핵심은 "우연히"가 아니라 "일부러" 보는 것이다. "기차 타는 20분이 내 인스타그램 시간"이라고 정해 놓고 보면 놀라운 걸 발견하게 된다. 인스타그램이 엄청나게 지루하다는 것. 무제한으로 접근하며 도피용으로 써 왔기 때문에 몰랐을 뿐이다. 모르는 사람, 인플루언서, 유명인은 전부 언팔로우. 배우는 계정, 실제로 아는 사람, 그리고 디저트처럼 정말 웃긴 계정 두어 개만 남긴다.
진행자는 몇 달 전 인스타그램을 지웠고 훨씬 생산적이고 행복해졌다고 답한다. 여섯 살 딸은 "제가 통제할 수 있을 때까지 절대 안 시킬 것"이라고. 브룩스가 웃는다. "10년 뒤에 다시 이야기하죠."
새벽 4시 30분 프로토콜
알람이 울린다. 4시 30분. 진행자가 "저한테는 끔찍한 시간"이라고 웃자 그는 순서대로 설명한다. 내려가서 전해질 물을 타고, 4시 45분부터 한 시간 운동. 샤워. 6시 30분 아내와 미사. 7시 30분 귀가. 그제야 커피, 그리고 고단백 아침. 그다음 4시간, 놀라운 집중.
지속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는 익숙해지면 그렇다고 답한다. 비결은 전날 밤이다. 일찍 자고, 업무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다. 그리고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답이 없으면 걸어라
한 달이 통째로 비면 무엇을 하겠느냐는 질문. 그는 이미 두 번 해 봤다. 2019년과 2021년, 스페인을 가로지르는 순례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 걷고, 기도하고, 생각하고,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것. "엄청나게 생성적"이었다고 한다. 아내는 몇 주씩 걷는 걸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함께 걷고 대화하며 결혼 생활에도 좋았다고.
달라이 라마가 준 한 문장
13년째 알고 지내는 사이다. 미국에 여러 번 초청했고, 히말라야 기슭 다람살라의 사원에도 갔다. 함께 글을 쓰고 다큐멘터리도 찍었다. 그가 배운 것은 하나로 압축된다.
의도는 가져라
목표와 방향이 있어야 나아가고 진전할 수 있다. 야망, 좋다. 존경한다.
집착은 버려라
찾고 있는 그것 자체에 매달리지 마라. 최종 결과는 내 통제 밖이다.
"그것, 아니면 더 좋은 것"
목표를 세울 때마다 스스로에게 말할 것. 이 문장이 그의 삶을 바꿨다.
브룩스는 가톨릭이라 매일 이렇게 기도한다. "원하는 것을 위해 일하고 있지만, 제 뜻이 아니라 당신의 뜻대로. 당신의 뜻이 더 나을 테니까요." 달라이 라마는 신에게 기도하지 않지만 같은 말을 한다. 목표를 향한 의도는 갖되, 목표 자체에 집착하지 마라.
가장 행복한 사람들의 네 가지 행동
배관공이든 정치인이든 교수든 CEO든 기자든, 그가 만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은 네 가지를 한다.
절반은 유전이다. 그래도.
그도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떨어져 다른 가정에 입양됐다가 성인이 되어 재회한 일란성 쌍둥이 연구가 말해 준다. 성격의 대부분이, 행복까지 포함해서,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
유전이라서 괜찮은 이유
자기 유전을 알면 환경을 관리해 유전을 관리할 수 있다. 부모가 알코올 중독이면 자신도 그럴 확률이 높다. 그러니 술을 마시지 않으면 된다. 행동이 결과를 바꾼다.
환경이 1/4이지만 믿지 말아야 할 이유
좋은 환경은 행복을 올리고 나쁜 환경은 내린다. 그런데 오래가지 않는다. 나쁜 일이 벌어져도 지나가고, 좋은 일이 벌어져도 지나간다.
당신의 숫자는?
그가 매년 자신을 측정하는 고전적인 질문. 0은 당신이 아는 가장 불행한 사람, 10은 당신이 만난 가장 행복한 사람. 최고의 날도 최악의 날도 아닌, 요즘 평균적인 날의 나는 몇 점인가. 이 숫자는 놀랄 만큼 안정적이다. 환경을 크게, 체계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잘 움직이지 않는다.
0 ~ 10, 요즘 평균적인 날의 나
뇌에 남길 다섯 줄
- 행복 = 즐거움 + 만족 + 의미. 느낌은 증거일 뿐이다. 셋 중 약한 곳을 찾아 처방하라.
- 본능은 행복의 편이 아니다. 자연은 생존과 번식에만 관심 있다. 돈과 충동을 따르는 결정은 자주 틀린다.
- 14시간째를 첫 1시간으로. 관계에 쓰는 시간이 생산성을 올린다. 직원에게 안 시킬 일정을 자신에게 시키지 마라.
- SNS는 60분, 3L, 첫·마지막 1시간 금지. 커피는 기상 두어 시간 뒤. 그러면 집중 시간이 두 배가 된다.
- "그것, 아니면 더 좋은 것." 의도는 갖되 집착은 버린다. 절반이 유전이어도 나머지는 행동이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