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이득세 = 근로소득세
양도차익과 월급에 같은 세율을 적용하자는 제안. 본인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세금이다.
"기꺼이 더 내겠습니다. 제가 내는 게 대부분 자본이득이니까요."
OpenAI에 가장 먼저 돈을 넣은 벤처캐피털리스트는 밸류에이션 논쟁에 심드렁했다. 대신 그가 꺼낸 건 세 가지였다 — 잃어봐야 1배라는 계산법, 일주일에 맥도날드 한 끼로 버티던 시절, 그리고 "내 세금을 올려달라"는 뜻밖의 주장.
코슬라벤처스 창업자 ·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공동창업자 · OpenAI 최초기 투자자
1976년,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인도를 떠나 미국에 왔다. 목표는 단 하나 — "실리콘밸리에 가서 회사를 차리겠다." 당시 그의 식비 예산은 일주일에 맥도날드 한 끼. 나머지 날은 39센트짜리 스완슨 치킨 파이로 때웠다. 그 시절이 그에게 남긴 건 가난의 기억이 아니라 계산법이었다. 바닥이 어딘지 알면, 위로는 얼마든지 걸 수 있다.
코슬라는 자신을 투자자라고 부르는 것조차 꺼린다. "투자는 솔직히 지루한 일이고, 회사를 만드는 게 재미있는 일"이라는 게 이유다. 그래도 굳이 금융 언어로 자기 방식을 설명해달라면, 그가 고르는 단어는 옵션 가치(option value)다.
IRR 계산은 애초에 무의미하다고 본다. 제품이 나올지조차 모르는 단계에서 수익률을 추정하는 건 숫자놀음이라는 것. 대신 구조를 본다. 옵션이 휴지 조각이 되면 원금 1배를 잃는다. 끝. 그런데 맞으면? 5배, 10배, 100배 — 그리고 아주 가끔, 주니퍼처럼 2,500배가 나온다. 내려갈 바닥은 정해져 있는데 올라갈 천장은 뚫려 있는 게임, 이게 그가 50년째 하는 게임이다.
코슬라가 말한 배수 그대로 — 가로축은 로그 스케일 (배수가 10배 커질 때마다 한 칸)
주니퍼 2,500배는 실제 실현 수익(1996년 300만 달러 → 약 75억 달러 상당). OpenAI 1,000배는 실현치가 아니라 코슬라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힌 "희망 사항"이다. 이 구조에서는 열에 아홉이 망해도, 하나만 오른쪽 끝에 걸리면 포트폴리오 전체가 이긴다.
"쉬운 문제였으면, 누군가 벌써 풀었겠죠."— 리스크를 왜 감수하느냐는 질문에
물론 모두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그는 오히려 반대편 선택도 존중한다. "시스코나 IBM 같은 큰 회사에서 월급 받고, 애들 밥 먹이고, 대출 갚고 — 완벽하게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조건이 하나 붙는다. 큰 걸 이루고 싶은 야심이 있다면, 리스크는 피해 갈 수 없다는 것.
OpenAI가 5,000억 달러로 평가받았고, 8,000억 달러 얘기까지 나옵니다. 고평가라는 사람들에겐 뭐라고 하시겠어요?
그럼 뭘 보느냐. 그는 질문을 바꾼다. "내가 지금 가치를 만드는 데, 재미있는 일을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나?" 그리고 여기에 그의 투자 철학이 압축된 한 문장이 따라붙는다 — 재미있는 일일수록 남들이 안 하고 있을 확률이 높고, 남들이 안 하는 일을 하면 그 시장을 통째로 가질 수 있다는 것. 주니퍼가 그랬고, OpenAI가 그랬다는 게 그의 정리다.
요컨대 코슬라에게 "8,000억 달러가 비싸냐"는 질문은 질문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의 장부에서 OpenAI는 시가로 평가되는 자산이 아니라, 아직 만기가 한참 남은 콜옵션이기 때문이다.
억만장자가 "세금을 더 내고 싶다"고 말하면 대개 립서비스로 들린다. 그런데 코슬라의 제안은 구체적이고, 자기 지갑을 정확히 겨냥한다. 그는 지난 20년간 근로소득을 단 1달러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스타트업 투자로 버는 그의 소득은 사실상 전부 자본이득이고, 미국에서 자본이득은 근로소득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 그 우대를 없애자는 게 그의 주장이다.
"노동은 미국 경제에서 15조 달러쯤 됩니다. AI 시대엔 그 가치가 자본 대비 계속 떨어질 거예요. 그렇다면 시소를 노동 쪽으로 기울여야죠."— 자본이득세 우대를 폐지하자는 논거
논리는 이렇다. 자본이득세 우대는 투자가 부족하던 시대에 투자를 유인하려고 만든 장치인데, 지금은 투자가 부족한 시대가 아니다. 오히려 AI가 부의 저울을 자본 쪽으로 확 기울이는 중이니, 세제가 반대 방향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 "아무도 생각 안 해봤겠지만, 이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조치"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같은 입으로, 캘리포니아에서 논의 중인 부유세에는 정색한다. 여기서 그의 세금관이 선명해진다 — 번 돈(소득)에 매기는 세금은 올려도 좋지만, 가진 것(자산)에 매기는 세금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양도차익과 월급에 같은 세율을 적용하자는 제안. 본인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세금이다.
"기꺼이 더 내겠습니다. 제가 내는 게 대부분 자본이득이니까요."
자산 보유 자체에 과세하는 방식. 세금이라고 다 좋은 세금은 아니며, 이건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게 그의 평가.
"저는 안 떠납니다. 유타에 집도 있고 스키도 좋아하지만 — 세금 몇 푼 아끼자고 살기 싫은 데서 사는 건, 그 사람들 선택이죠."
월가에서 세금 아끼려고 마이애미와 뉴욕을 오가는 사람들 얘기가 나오자 돌아온 저 마지막 답변은, 부유세 반대가 '내 돈 지키기'가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떠날 수 있는데 안 떠나는 사람의 반대라서, 무게가 다르다.
인터뷰 중간, 그는 갑자기 테이블 자랑을 시작한다. 표면 질감까지 본인이 직접 설계했다는 것이다. 사무실 가구 대부분이 그렇고, 화장실 페이퍼타월 걸이는 새벽 2시까지 붙잡고 디자인했다고 한다. 대학 기숙사 책상도 홈디포에서 각재를 사다가 직접 톱질해서 만들었다. 그는 이걸 취미가 아니라 자기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 "내 성공의 대부분은 디자인 사고에서 나왔다"고.
1971년 인도엔 컴퓨터 프로그래밍 수업이 하나도 없었다. 열여섯의 코슬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직접 열었고, 몇 년 뒤엔 교수와 함께 인도 최초의 의공학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없다는 걸 받아들이거나, 만들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본사 주변 나무는 전부 심은 것이고, 사무실 벽 절반은 용도가 바뀔 걸 대비해 재배치가 가능하다. 건물조차 100년 뒤 쓰임을 단정하지 않는다.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과 닥치는 대로 사는 것 — 그게 결정적 차이예요."
선을 떠날 때도, 밀려났다는 기사가 날 때도. 의심은 늘 있지만 그것이 발목을 잡게 두지 않는다는 게 그의 방식이다.
"할 수 있는 최선을 정하고, 하고, 그다음은 없어요. 잘못될까 봐 걱정하는 건 저한테 영향을 못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