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샘플링 빈도가 미스프라이싱을 잡는다
사람들은 매일 거래하지 않는다. 정보를 소화하며 의견을 먼저 형성하고, 행동(매매)은 내일·모레 한다. 연 1회 수집이면 전부, 분기 1회면 대부분 이미 가격에 반영(priced-in)된 뒤다. 초고빈도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자주 물어야 "이 사람이 점점 강세로 기울고 있네"라는 변화의 패턴을 포착할 수 있다.
전 Two Sigma 퀀트이자 현 Omega Point 창업자 Omar Cedar 인터뷰 — 전문가의 의견을 데이터로 수집·정규화해 트레이딩 시그널로 바꾸는 '알파 캡처'의 설계 원리, 실전 시그널, 그리고 AI 시대의 미래.
모든 데이터를 가진 Two Sigma가 굳이 외부 애널리스트의 주관적 의견을 수집한 이유 — 답은 2020년 3월에 있다.
코로나 폭락 당시 퀀트 모델들은 -5~10%의 큰 손실을 냈지만, 재량 운용역(디스크레셔너리 PM)들의 손실은 훨씬 적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 기계는 과거의 모든 것을 학습했지만, 팬데믹은 1918~19년 스페인 독감 이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인간은 데이터 포인트 0개로도 한발 물러서서 미래를 상상하고 판단할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데이터가 아니라 경험이다. 모델이 과거로 미래를 다룰 수 없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 그때를 위해 인간의 판단이 필요하다.
기계는 100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저울질하지만, 진짜 전문가는 결정 시 대안을 1~2개만 고려한다. 소방관, 극한 상황의 의사결정자, 월드컵의 축구선수처럼 — 공이 오기 전에 이미 무엇을 할지 안다. 수년간 쌓은 패턴 인식(근육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파 캡처는 한 명의 천재가 아니라 다양한 섹터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은다. 금융 담당, 반도체 담당, 외식 담당… 의견이 충분히 다양하고 많아지면 군중의 지혜가 작동해, 좋은 데이터셋 기준 65~70% 적중률의 예측이 가능해진다.
알파 캡처는 "전화로 물어보던 것"을 시스템으로 바꾼 것이다. 애널리스트에게 묻던 질문들 — 피어 대비 포지셔닝은? 단기 vs 중기 전망은? 다른 기관들 분위기는? — 을 웹 설문으로 코드화해, 전 세계 3,000~4,000개 종목에 대해 지속적으로, 정규화된 형태로 수집한다.
공동창업자 둘의 내기에서 시작됐다. "셀사이드 의견은 가치가 없다" vs "있다". 인턴을 고용해 6개월간 셀사이드 아이디어를 수집·검증했더니 실제 가치가 있었고, 그 인턴의 프로젝트는 5~6년 뒤 약 100억 달러 전략으로 성장했다. 방식: 애널리스트에게 가상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게 해 어떤 종목을 담는지 관찰.
Two Sigma는 접근을 바꿨다. 가상 포트폴리오 운용 대신 구조화된 설문으로 아이디어 자체를 물었다: 피어 대비 매력도, 단기/중기 호라이즌별 전망, 주변 기관들의 센티먼트. 대가로 애널리스트에게 "당신은 시장 컨센서스와 얼마나 다른가" 같은 분석 피드백을 돌려주는 정보 교환 구조를 만들었다.
Citadel 등도 셀사이드 알파 캡처를 운영하고, 최근엔 바이사이드 대상으로도 확장 중. 수집 채널도 웹 설문에서 챗봇·에이전트 기반으로 진화하고 있다.
① 금전적 인센티브는 테이블 스테이크일 뿐. 전략 수익의 일부를 나눠주는 것으로 시작은 가능하지만, 바쁜 애널리스트를 2~5년간 붙잡아두지 못한다.
② 진짜 유인은 '정보·분석 엣지'의 교환. 참여자에게 "당신의 의견이 시장과 얼마나 다른가", "다른 분석은 뭐라고 하는가"를 돌려준다. 정보를 주면 정보를 받는 교환 구조.
실적 발표 직후 내 첫 전화는 최고 수수료 고객이 아니라 8번째 고객에게 간다. 그 고객이 나를 더 똑똑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그와 아이디어를 부딪쳐본 뒤, 1등 고객에게 전화해서 똑똑하게 들리면 된다.— 벌지 브래킷(대형 투자은행) 애널리스트가 Omar에게 한 말
이 인터뷰의 핵심. 같은 '강세 의견'도 어떤 상태에서 나온 변화인지에 따라 순방향 시그널이 되기도, 역방향 시그널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매일 거래하지 않는다. 정보를 소화하며 의견을 먼저 형성하고, 행동(매매)은 내일·모레 한다. 연 1회 수집이면 전부, 분기 1회면 대부분 이미 가격에 반영(priced-in)된 뒤다. 초고빈도까지는 아니어도 충분히 자주 물어야 "이 사람이 점점 강세로 기울고 있네"라는 변화의 패턴을 포착할 수 있다.
가장 반직관적인 발견. 이미 강세(약세)인 전문가가 한층 더 강세(약세)로 가는 것은 스토리에 지나치게 안주했다는 신호다. 그 시점엔 대개 시장이 기대를 이미 앞질러 달렸고 모든 것이 가격에 반영돼 있다. 과매수/과매도가 반전을 부르듯, 컨센서스의 극단은 방향 전환의 자리다.
거리(스트리트) 전체가 강세인데 한 명이 걸어 나와 "이건 더 이상 안 통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 뒤에 올라타라. 이 영화는 수십만 번 반복됐고, 결말은 늘 같다 — 군중과 반대로 움직이는 최초의 대담한 예측이 전환점을 알린다.
델타는 상태의 변화, 레벨은 현재 상태. 특히 레벨과 반대 방향의 상태 변화(강세론자의 미묘한 후퇴 등)는 가장 강한 시그널 중 하나다. 항상 '상태'가 아니라 '상태의 변화', 나아가 '변화의 변화'를 감시하라.
내내 판단을 유보하던(펜스 위에 있던) 전문가가 마침내 의견을 냈다면, 그것은 오랜 분석 끝의 결단이므로 그 방향 그대로 따라가는 순방향 시그널이다. 이미 강세인 사람이 조금 더 강세가 되는 것("좋아하는데 더 좋아졌어요")보다 훨씬 강력하다. ②와 이 항목의 대비가 알파 캡처의 정수다.
모두가 "잘 맞히는 전문가를 찾아 가중치를 높이겠다"며 들어오지만, 장기간 일관되게 좋기는 극히 어렵다. 평균회귀 때문에 가중치를 올리는 순간 성과가 꺾이기 쉽다. 대신 볼 것은 아이디어의 모멘텀: 남들보다 먼저 변화를 포착해 앞서가는 동안만 한시적으로 가중하고, 시장이 그 의견을 따라잡으면 가중을 거둔다.
서프라이즈의 크기는 대개 얻게 될 알파의 크기에 비례한다.— Omar Cedar
오늘날 시장 자금의 60% 이상이 패시브(ETF·연기금·국부펀드)다. 이들은 종목을 분석하지 않고 모멘텀·퀄리티·성장 같은 팩터로 수천 종목을 한꺼번에 조금씩 밀어 올린다 — 이것은 알파가 아니라 팩터 프리미엄이다.
반면 컨센서스를 크게 벗어난 실적(예: 예상 생산량 50만 대 vs 실제 60만 대)이 만들어내는 주가 급등은 알파다. 정보 발표 사이사이에도, 시장이 아직 소화하지 못한 한계 정보를 먼저 거래하는 곳에서 작은 알파 조각들이 매일 발생한다.
서프라이즈는 컨센서스로 측정한다. FactSet·Bloomberg 같은 분석 업체들이 전 셀사이드의 매출·이익 추정을 체계적으로 집계해 컨센서스 지표를 만들고, 실제 발표치 − 컨센서스 = 서프라이즈가 된다. 인터뷰 당일 마이크론이 매출 컨센서스를 10~12% 상회한 것이 그 예.
새 정보는 오후 5시 52분에 모두에게 동시에 도달하지 않는다. 정보 유입 → 누군가 학습 → 의견 형성 → 매매 → 다음 사람이 학습 → … 의 연쇄로 주가는 하루하루 조금씩 움직인다. 기관들도 포지션을 여러 날에 걸쳐 나눠서 쌓기 때문이다.
알파 캡처 플레이어의 목표는 최초 진입이 아니라 전파 곡선의 상위 25% 구간 진입이다. 처음일 필요는 없지만 마지막이어서는 안 된다 — 1사분위에만 들어가면 전략이 지속 가능할 만큼의 알파를 수확한다.
"무한한 수의 디지털 애널리스트"가 생긴 시대. Omar는 두 가지 가설을 제시한다.
디지털 애널리스트는 '기록된 정보'만 읽을 수 있고, 컨텍스트가 쌓일수록 판단이 좋아지길 기대하지만 — 실제로는 컨텍스트 과부하로 판단이 흔들리고, 환각(hallucination) 섞인 무작위 예측을 쏟아내는 시나리오. 예측의 노이즈가 커진다.
인간이 가드레일을 잡아 디지털 애널리스트가 충분히 똑똑해지면, 공개 정보 분석은 모두에게 즉각적·동질적이 된다. 그때 승부처는 남들이 못 가진 독점적(proprietary) 데이터를 내 에이전트에만 먹이는 것. 독점 컨텍스트가 금(金)이 되어 "네 컨텍스트를 주면 내 것을 주겠다"는 식으로 거래되는 미래 화폐가 된다.
MIT의 Andrew Lo 교수는 인간 지능을 두 가지로 요약했다: 계층적 기억 + 예측. 어두운 골목에서 트렌치코트 입은 사람을 보면 공포 → 배지와 모자가 보이면 안도. 이 감정 처리는 5~10초 안에 끝난다. 전체 데이터베이스를 스캔한 게 아니라, 쌓아온 기억 블록 위에서 즉시 예측했기 때문이다.
AI는 아직 수많은 가능성을 브루트포스로 스캔하는 단계다(GPU를 쏟아부어 흉내는 내고 있지만). 계층적 기억 기반의 빠른 판단이 남아 있는 한, 인간 애널리스트의 자리는 오래 유지된다. 기계가 모든 숫자를 돌려도, 판단(judgment)은 여전히 인간의 몫 — 퀀트들이 수십 년 전에 배운 교훈이다.
모두가 같은 정보를 즉시 분석해 같은 답에 도달하면 효율적 시장 가설대로 가격이 즉시 수렴하고 알파는 사라진다.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 해석(판단)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경험, 투자 이력, 심지어 성장 배경까지 판단을 다르게 만든다.
지난 20년간 퀀트화가 진행될수록 시장의 엔트로피는 오히려 커졌다. 정보 접근이 쉬워지자 리테일·자문사 등 더 많은 주체가 판단을 내리게 됐고, 노이즈는 늘었다. GenAI는 이 추세를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판단이 남는 한, 시장을 지배하는 감정은 변함없이 둘 — 공포와 탐욕이다.
한 곳이 문 닫아도 대부분은 다른 곳을 찾지만, 블록에 레스토랑이 딱 두 개뿐이라면 그 거리는 죽는다. 헤지펀드도 마찬가지 — 참여자가 많을수록 시장에 유동성과 효율이 생기고, 언제든 반대편에서 거래해줄 상대가 존재한다. 소수 초대형 펀드로의 집중은 시장에 해롭다. 새 헤지펀드 소식에는 "또야?"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가 하나 늘었군"이 맞는 반응이다.
| 동력 | 내용 |
|---|---|
| 진입장벽 하락 | 디지털 에이전트가 운용 프로세스 구축을 보조하고, 컴플라이언스 엔진 자동화로 규제 보고 비용이 급감 |
| 신규 자산군 | 플레이어가 드문 채권(픽스드 인컴)·원자재 영역, AI가 투명화하는 사모 시장·세컨더리(비상장 주식 유통) 시장으로 기회 확장 |
| 거대한 부의 이전 | 베이비부머 → 자녀·손주 세대로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의 이전이 향후 10~20년간 진행. 인덱스는 지루하다 — "똑똑한 친구가 차린 헤지펀드"에 돈이 흐른다 |
| 분석 속도의 혁명 | 데이터 정제·밸리데이션·인사이트 도출에 수 일~수 주 걸리던 작업이 AI로 몇 시간 만에 끝남. 단, 분석이 쏟아질수록 결국 필요한 건 '판단' |
"1년, 또 1년 꾸준히 성과 내는 매니저들이 알면서도 못 고치는 한 가지"에 대한 Omar의 답.
리서치도 끝났고, 종목도 회사도 속속들이 안다. 그런데 포지션은 1~2%만 잡는다. "신중하자, 우리는 고객 자본의 청지기니까." — 문제는 알파의 상당 부분이 바로 그 초기 구간에서 사라진다는 것.
숙련된 기관 투자자의 편향은 과신이 아니라 반대쪽 — 과도한 보수성이다. 이 편향 하나가 연 5~6% 매니저와 연 10~11% 매니저를 가른다. 더 뼈아픈 건, 그들도 이 편향을 알고 있다는 것. "데이터가 반복해서 너는 여전히 너무 보수적이라고 반증하는데도,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 인터뷰에서 Omar가 제시한 연수익률 구간(5~6% vs 10~11%)의 중간값으로 표시. 동일한 리서치 품질에서 포지션 사이징 습관만으로 벌어지는 격차.
1. 컨센서스의 극단은 역지표다. 모두가 열광하며 목표가를 올려 잡을 때가 아니라, 그 속에서 처음 이탈하는 목소리가 나올 때 방향 전환을 준비하라.
2. 레벨이 아닌 델타를 추적하라. 애널리스트 의견·수급·센티먼트 모두 "지금 어떤가"보다 "어떻게 변하고 있는가"가 정보다. 특히 무의견→유의견 전환은 순방향으로 따라갈 가치가 있는 진짜 정보다.
3. 서프라이즈를 거래하라. 팩터가 미는 완만한 상승(패시브 60%+)과 컨센서스 이탈이 만드는 알파를 구분하고, 정보 전파 곡선의 앞쪽 25%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라.
4. 확신과 포지션 크기를 일치시켜라. 최고의 매니저들조차 초기 보수성으로 연 5%p의 알파를 흘린다. 부업 투자는 사실상 도박이라는 경고와 함께 — 시스템·규율·전업 수준의 헌신이 알파 수집의 전제라는 점도 기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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