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일 2026-08-31 (KB증권 월간전략 발간일) · 경과 -일
TL;DR

30초 요약

  • 결론부터 — 9월 주식비중 96%(소폭확대)로 출발. 코스피 밴드 6,000~8,300pt. 단, 유동성형으로 바뀌는 낌새가 보이면 언제든 확대로 올릴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게 핵심.
  • 지금은 신뢰형 — 미국 재정 불신이 만든 "금리↑ + 달러↓ + 금↑" 조합. 근본 해결은 어렵지만, 이 정도 금리면 웬만한 불확실성은 이미 가격에 들어갔다.
  • 성냥 = 남은 카드들 — 국채 바이백, FIMA 레포 한도 확대, 유사 QE, 은행규제 완화… 11월 중간선거 전까지 금리안정 카드가 집중될 시기. 2022년 영국처럼 짧은 '금리↓ 주가↑' 구간이 열릴 수 있다.
  • 업종은 양다리 — 신뢰형이 이어지면 방어력 보여준 업종(에너지/화학·음식료·보험), 유동성형으로 바뀌면 이익모멘텀이 반도체보다 빨라지는 업종. 두 관점의 교집합에 베팅.
Scoreboard

숫자로 먼저 보기

96%
9월 주식비중 (소폭확대) — 현금 4%
6,000~8,300
코스피 밴드 (pt)
-$2.1조
CBO의 FY2026 미국 재정수지 수정 전망 — 6개월 만에 적자 13.5% 확대
74%
트럼프 경제정책 부정평가 — 역대 최고 (지지율은 35%)
20회
7~8월 사이드카 발동 횟수 (7월 15회 + 8월 5회)
$105bn
엔비디아가 OpenAI용 데이터센터에 제공한 최대 신용지원
Act 1 — 개념 정리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가 뭔데?

화폐의 신뢰가 흔들릴 때, 공급이 고정된 자산(금·코인)으로 돈이 도망가는 현상이다. 원조는 무려 16세기. 헨리 8세가 국고가 비자 은화에 구리를 섞기 시작했는데, 은도금이 닳으면서 동전 속 초상화의 콧등부터 구리가 벌겋게 드러났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구리코 영감(Old Coppernose)". 백성들은 곧바로 좋은 옛날 동전은 장롱에 숨기고 나쁜 새 동전만 썼다. 500년 전에도 시장은 정확했다.

은 함량 92.5% → 25%까지 추락. 신뢰를 잃는 건 순식간이고, 회복(1551년 10월 92.5% 복원)에는 제도 개혁이 필요했다 — 이게 이 리포트 전체의 복선이다.

같은 트레이드, 두 가지 얼굴

유동성형 😎

돈이 많아져서 생기는 것 — 양적완화, 마이너스 실질금리
↓
금리
↑
금
↑
주식
사례: 금융위기 후 QE, 팬데믹 무제한 QE, 2025년 '에브리씽 랠리'. 긴축으로 전환되면 끝난다.

신뢰형 😨

돈 찍는 주체를 못 믿어서 생기는 것 — 재정적자,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
금리
↑
금
→↓
주식
금리가 오르는데도 통화가 약세 — "저 나라 채권, 안전한 거 맞아?"라는 의심. 해소법은 금리 인하가 아니라 제도적 신뢰 복원.

지금 미국은? 재정적자에 발목 잡힌 신뢰형이다. 주가가 버틴다는 것 말고는 유동성형 증거를 찾기 힘들다. 그런데 KB의 포인트는 여기부터다 — 신뢰형이라도, 금리안정 카드가 쏟아지면 잠깐은 유동성형처럼 굴러갈 수 있다는 것.

Act 2 — 역사의 리허설

2022년 영국: 실패했는데 주가는 반등한 이야기

"재정건전화는 실패해도, 대응책이 나오는 동안 시장은 반등할 수 있다" — 이 명제의 실사판이 2022년 가을 영국이다. 두 달간의 드라마를 보자.

9/23

트러스 내각, 450억 파운드 감세안 발표

부채비율 100%인 나라가, 재원 계획 평가(OBR 전망)도 생략하고 감세를 질렀다. 시장의 해석: "조달 방법도 모르겠고 부채가 어찌 될지도 모르겠다는 뜻이네?" → 국채금리 급등, 파운드 폭락.

9/28

영란은행, 긴급 장기국채 매입

물가 잡으려고 금리 올리던 중앙은행이 손바닥 뒤집듯 국채를 사들였다. 금리는 단기적으로 눌렀지만, 근본 원인(재정 불신)은 그대로.

10/17

감세안 철회

백기 투항. 시장이 이겼다.

10/25

트러스 총리 사임 → 시장 '잠시나마' 안정

금리가 내려오고 FTSE는 반등했다. 이 구간이 바로 '약한 유동성형' 트레이딩 기회였다.

그후

그래서 영국 재정은 건전해졌나? 아니.

재정수지는 지금도 -5%대. 수낙도 재정준칙 복원을 외치다 20개월 만에 하차했다. 건전화는 실패했지만, 트레이딩 기회는 실재했다 — 이게 교훈이다.

"'위험하다'가 명확해지면 그다음은 붕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니다. 그다음은 '대응책'이 나온다. 붕괴는 대응책이 전부 실패한 뒤의 일이다."— KB증권 리포트 중 (의역)

그리고 미국은 영국보다 쓸 수 있는 카드가 훨씬 많은 나라다. 이미 일본 외환 공조·국채 바이백을 시작했고, 남은 패로는 FIMA 레포 한도 확대(외국 중앙은행이 미국채 안 팔고 달러 빌리게 하는 장치), Operation Twist, 유사 QE, 은행규제 완화, 스테이블코인 등이 거론된다. 11월 중간선거 전이 이 카드들이 집중될 시기다.

Act 3 — 그래도 어두운 이유

어둠의 실체: 눈덩이 적자와 식물 의회

왜 '어둡다'고 하는지도 봐야 공평하다. 미국 의회예산처(CBO)가 관세 환급 때문에 적자 전망을 확 키웠고, 중간선거가 분점의회로 끝나면 재정 확대도 건전화도 못 하고 셧다운 교착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도 10년물 4.3% 가정으로 계산한 숫자라, 지금 금리라면 FY2027 이후 적자는 더 커질 판. 여기에 엔비디아의 GPU 담보 금융·서버 가격 15% 인상 통보 같은 뉴스가 CDS 프리미엄을 계속 건드리고 있다.

그런데 왜 금리 인상은 아니라고 보나: 수요 쪽 인플레 압력이 약하다. 모기지 금리가 6.7%를 뚫었는데 임금은 이자 부담을 못 따라가고, 소매판매도 힘이 없다. 유가도 전쟁 장기화를 반영한 상태에서 80달러 부근에서 막혀 있다. 그리고 워시 의장은 '힌트를 안 주는' 스타일이라 시장이 미리 불확실성을 다 반영해 두는데 — 뒤집으면 정책을 돌릴 데이터가 나오는 순간 되돌림도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참고로 워시는 AI가 디플레를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이다.
Act 4 — 그래서 뭘 사

업종 전략: 양다리가 정답이다

신뢰형이 이어져도(고금리·텀프리미엄), 유동성형으로 바뀌어도(이익모멘텀 장세) 다 통하는 교집합을 찾는 게 이번 달 숙제. 7월(하락장)과 8월(반등장), 방향이 정반대인 두 달을 모두 이긴 업종이 힌트다 — 에너지·화학·비철·건설·방산·운송·화장품·보험. 그리고 유동성형이 와도 5~6월처럼 반도체만 달리는 장은 아닐 거라며, 이익모멘텀이 빨라지는 보험·전력·운송·배터리를 같이 본다.

비중확대

에너지 / 화학

신규주문 견조 + 유가 상방 제한 = 가격전가 가능. 3년 넘게 시장에 진 업종이라 바닥에서 주울 만하다(3년 이상 진 경기민감 업종이 반등 못 한 사례는 거의 없음).

픽: SK이노베이션
비중확대

음식료 / 의류

방향이 달랐던 7·8월을 모두 이겼다. 고금리·텀프리미엄 변동성에 대한 검증된 방탄조끼.

픽: 삼양식품, 빙그레
비중확대

보험

이익모멘텀 가속 중 + 텀프리미엄발 고금리의 몇 안 되는 수혜자. 2006년 상반기에도 텀프리미엄 급등 때 수혜가 보험에 집중됐다(장기금리↑ = 미래 보험부채의 현재가치↓). 은행은 이런 장에서 중립이다.

픽: 현대해상
비중축소

조선 · 자동차 · 통신서비스

이번 달 컨셉(테일리스크 방어 or 이익 상향 가속)에서 밀리는 쪽.

보너스 — 주주환원 이야기: 반도체 주주환원 발표가 재료가 될까? 애플과 TSMC의 답은 "규모보다 신뢰". 애플은 주가가 -40% 빠진 2013년에 대규모 자사주 매입으로 반등의 계기를 만들었고, TSMC는 2019년 "FCF의 70%를 배당하고 DPS는 절대 안 줄인다"고 선언한 뒤 2019·2023년 다운사이클에서 감익 중에도 약속을 지켰다 — 그게 리레이팅의 진짜 재료였다. 미국 데이터도 같은 말을 한다: 자사주를 '꾸준히 소각해 주식수를 실제로 줄인' 기업 지수(Buyback Aristocrats)가 장기성과 1등, 배당도 고배당보다 '배당성장'이 이긴다. 일회성 빅배스 말고 꾸준함을 사라.
Act 5 — 퀀트의 눈

흔들릴 때 보이는 것들: '덜 빠진 놈' 말고 '예상보다 강했던 놈'

7~8월은 사이드카만 20번 터진 극단의 시장이었다. 재미있는 건 — 몇 번의 극단일이 두 달 성과를 통째로 뒤집었다는 것(극단일 포함 vs 제외 수익률의 R²가 겨우 0.20). 반도체가 대표 사례다: 7~8월 누적 수익률은 전 업종 꼴찌인데, 극단일만 빼면 2등이었다. 그리고 옵션시장엔 아직 '한 방'에 대한 보험 수요(먼 OTM 풋 프리미엄)가 남아 있다. 그래서 종목은 이렇게 거른다.

1

극단일에 베타 대비 강했나 (양방향)

저베타라 덜 빠진 건 실력이 아니다. 베타 1.5짜리가 -6% 빠질 자리에서 -3%만 빠졌다면 그게 진짜 방어력. 하락일엔 예상보다 덜 빠지고 상승일엔 더 오른(잔차수익률 양수) 종목만.

2

이익 전망이 빠르게 상향 중인가

반전: 이 종목들은 싸지 않았다. 오히려 더 비쌌다. 시장은 이제 '싼 가격'이 아니라 '올라오는 이익'을 산다. 2분기 실적시즌부터 쇼크(-20%~)엔 주가가 빠지고 서프라이즈(+50%~)에만 오르는 차별화가 시작됐다.

3

외국인이 사고 있나

외국인은 한국 증시 전체를 순매도하면서도 이 종목군은 상대적으로 사들였다(순매수 강도 +0.022% vs 그 외 -0.010%). 줄이는 와중에 골라 담는 종목 — 그게 신호다. 업종으로는 상사/자본재·에너지·기계·화장품 비중이 높았다.

"비싼데 강했다"의 정체 — 가격 할인이 아니라 이익 상향 속도가 방어력을 만들었다. (중앙값 기준)

Act 6 — 이슈 분석

AI 순환금융: 복잡해지는 건 맞는데, 아직 끝은 아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곳간(내부현금흐름)이 마르면서 돈 구하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회사채 시장에선 AI 관련 12개사가 미국 전체 발행의 약 13%를 차지할 정도. 이제는 SPV·합작사가 데이터센터를 지어 하이퍼스케일러에 장기 임대하는 구조에, 사모신용과 GPU 담보 금융까지 등장했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운용사 6곳과 5,000억 달러+ AI 인프라 금융 플랫폼을 추진 중이다.

그래도 아직은 자기 돈(현금흐름)이 제일 크고, 그다음이 사모신용이다 (IMF 추정, ~2028년).

리스크 3종 세트

① 부외부채 착시 — SPV가 진 빚과 장기 리스·구매약정은 하이퍼스케일러 재무제표 밖에 있다. 겉보기 부채와 실제 부담의 간극이 커지는 중.

② 담보·수요의 집중 — 대출은 여러 갈래인데 담보는 죄다 엔비디아 GPU, 최종 수요는 소수 AI Lab. OpenAI+앤트로픽의 컴퓨팅 점유율이 이미 15~20%, 5년 뒤 80%까지 간다는 시나리오도 있다. 분산이 안 된 구조.

③ 변동금리 + 불투명성 — 사모신용은 대부분 변동금리라 금리가 오르면 바로 아프고, 중복담보(2025년 트라이컬러·퍼스트브랜즈 사태)처럼 문제는 유동성이 마른 뒤에야 드러난다.

신용보강이라는 이름의 보증 릴레이

SPV 신용이 약하니 대기업들이 뒤를 받쳐준다. 공시로 확인된 규모만 이렇다.

$105bn

엔비디아 → OpenAI용 DC

PORTS-Pike 프로젝트 잔존가치·리스 관련 최대 신용지원

$43.8bn

알파벳 → DC 사업자

리스 지급의무를 받쳐주는 크레딧 백스톱 (2026년 6월 기준 최대)

$28bn

메타 → 루이지애나 JV

데이터센터 가치 하락 시 차액을 물어주는 잔존가치보증(RVG)

그래서 결론은? 무섭게 들리지만 KB의 판단은 "아직 정점 아님"이다. 근거: ① 사모 조달은 이제 막 본격화 ② 위험이 진짜 커지는 단계인 '재증권화'(같은 담보로 상품을 겹겹이 쌓는 것)는 아직 미미 — 데이터센터 관련 ABS/CMBS가 전체의 약 2% 수준 ③ 은행 대출 여력도 남음 ④ 중간선거 전 금융완화 기대. 그래서 AI 산업엔 긍정 시각 유지. 단, 이 판 전체가 엔비디아 GPU와 소수 AI Lab 수요에 얹혀 있다는 건 계속 지켜봐야 한다.

결론

챙겨갈 세 가지

  • 시나리오를 이분법으로 두지 마라 — "재정위기 = 폭락"이 아니다. 위기가 명확해지면 대응책이 나오고, 대응책이 나오는 구간엔 (영국처럼) 반등장이 선다. 9월~11월이 그 대응책 집중 구간.
  • 종목 고르는 기준을 바꿔라 — 싸다고, 덜 빠졌다고 사는 게 아니라: 극단일에 베타 대비 강했고 + 이익 전망이 빨라지고 + 외국인이 담는 종목. 업종으로는 에너지/화학·음식료·보험 (픽: SK이노베이션, 삼양식품, 빙그레, 현대해상).
  • 주주환원은 '꾸준함'을 사는 것 — 애플도 TSMC도 규모가 아니라 "안 좋을 때도 지킨다"는 신뢰가 리레이팅을 만들었다. 한국에서도 3년 연속 자사주 소각 기업 리스트부터 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