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가격이 전부다
사라지는 산업(전화번호부)에서 8억 달러를 벌었다. 비결은 사업 전망이 아니라 EV 1.5배라는 평균 진입가와, 자기 재발명을 포기하고 자본을 돌려주는 경영진이었다.
한쪽 채널에선 70조 원대 크레딧 운용역이 “91개 중 89등짜리 포트폴리오가 인생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말한다. 다른 채널에선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로 간다던 시장이 85달러에 앉아 있고, 범인은 이란이 아니라 베이징이다. 또 다른 채널에선 “정부는 이제 사이드라인에서 규제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흘러나온다. 네 개의 대화는 각자 다른 주파수를 쓰지만, 잡음을 걷어내면 같은 신호가 겹쳐서 들린다.
사라지는 산업(전화번호부)에서 8억 달러를 벌었다. 비결은 사업 전망이 아니라 EV 1.5배라는 평균 진입가와, 자기 재발명을 포기하고 자본을 돌려주는 경영진이었다.
전쟁 재격화·금리 인상 공포·격렬한 테크 모멘텀 언와인드를 다 겪고도 7월 S&P는 보합이었다. 레버리지는 청산됐고 그래서 다음 랠리는 더 깨끗하다.
중국이 해상 원유 수입을 하루 1,100만 → 600만 배럴 미만으로 줄였다. 사우디도 OPEC도 아닌 수입국이 시장을 균형 잡았다. 어떻게 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규제는 이제 AI의 속도(국내 규칙)와 장소(인프라·인허가)와 접근권(수출통제)을 함께 결정한다. 결과는 두 개로 갈라진 AI 세계.
서로 다른 방송국, 서로 다른 게스트인데 같은 자리에서 신호가 포개진다. 겹치는 곳이 세 군데다.
Tananbaum이 크레딧을 보며 가장 걱정하는 건 AI가 망하는 시나리오가 아니다. “여기서 더 가속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 감속하면? 사람들이 경제성장률 가정을 내릴 것인가?” — 그게 최대 이슈라고 했다. Varadhan은 같은 사물을 반대편에서 본다. AI 인프라 건설은 자원을 당겨쓰니 인플레 우려를 자극하지만, 다 짓고 나면 오히려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것. Salvatore는 그 속도를 정부가 조절한다고 말한다.
석유에서는 스윙 컨슈머다. 과거 사우디가 생산을 늘려 위기에 대응하는 ‘스윙 프로듀서’였다면, 이번엔 세계 최대 수입국이 수요를 접어서 시장을 식혔다. Blas가 인용한 표현이 정확하다 — 미국 대통령의 첫 통화 상대가 리야드에서 베이징으로 바뀔 수도 있다. AI에서는 정반대 방향으로 손잡이를 돌린다. 국산 하드웨어·오픈웨이트 모델·보조금 컴퓨트·현지화로 별도 생태계를 세우는 중이다.
Tananbaum은 AI 파이낸싱이 하이일드 인덱스의 2%밖에 안 되는데도 투자등급 시장을 이미 8~10bp 밀어냈다고 짚는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IG가 더 나은 리스크조정 기회일 수 있다. Salvatore는 규제가 인프라의 지리를 바꾸면서 온사이트 발전·연료전지·저장 같은 병목 해소 솔루션의 투자 논거가 강해진다고 본다. Varadhan의 원픽 트레이드도 결국 병목의 반대편 — 유가가 내려가면 미국 단기물 금리가 매력적이라는 것.
Steven Tananbaum — GoldenTree Asset Management 창업자 겸 CIO (AUM 700억 달러 이상) · Goldman Sachs Exchanges: Great Investors, 진행 John Waldron
“지금 돌아보면 나는 늘 너무 일찍 파는 사람이었다.”
— 2009년 10월, 하이워터마크를 되찾은 직후의 자기 진단. 그래서 그 이후에도 리스크온을 유지했고, 2009·2010년은 커리어 최고의 두 해가 됐다.
완벽을 기하려 방대한 투자 메모를 쓰는 회사들이 있다. 우리는 아니다. 15년 이상 경력의 시니어 애널리스트에게 묻는 건 하나다 — “이 투자를 성공시키는 다섯, 여섯 가지가 뭐냐, 그리고 그걸 확인할 모자이크는 뭐냐.” 확인하기 어려운 논리라면 그 사실 자체를 먼저 논의한다.
선순위 채권이면 자산커버 2배(LTV 50%), 후순위면 1.5배. 취향이 아니라 가드레일이다. 그다음에야 “이걸 굴러가게 하는 다섯 가지”를 찾는다.
다른 운용역이 논리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가 아니라, 실제로 뭘 하는지를 봤다. 환매가 들어오면 남들은 유동성 좋은 것부터 판다 — 그래서 그는 가장 안 팔리는 것부터 팔았다.
금융위기 후 CLO는 82센트짜리 대출을 사면 페널티를 먹었지만 86센트면 훨씬 높은 크레딧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호가를 86센트로 올렸다. 유동성이 거기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공통점은 “테제가 계속 먹히면 계속 파고든다”는 것. 유럽 은행은 BAWAG 한 종목에서 시작해 산업 전체로 넓혔다. 투자 당시 기대는 ROE 한 자릿수 후반, 잘하면 12% — 12%면 장부가에 팔고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실제로는 유형자기자본이익률이 10% 안팎 → 14~15%로 뛰었고, 장부가의 60%에 거래되던 주가는 장부가를 훌쩍 넘겼다. 데이터: 유럽 은행 30억 달러, 오일서비스 15억 달러, 전화번호부 8억 달러.
전화번호부 산업은 누가 봐도 줄어들고 사라지는 업종이었다. 두 번, 세 번 파산한 회사(Chapter 22, 33)가 즐비했다. 그런데 여기서 8억 달러를 벌었고 수익률은 20%대 후반이었다.
“디스트레스드 얘기를 할 때 사람들은 사업 전망만 말하고 진입가격은 절대 말하지 않는다. 늘 놀랍다.” 평균 진입가는 기업가치 기준 1.5배였다.
두 번째는 전략이었다. 캐나다의 한 경영진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당신은 이해를 못 한다. 이 사업은 사라진다. 우리가 스스로를 재발명하는 데 돈을 쓰지 않으면 청산해야 한다.” 그의 대답 — “정확합니다. 그러니 제발 하지 마세요.” 줄어드는 사업이면 그 앞에 서 있어야지, 성공률이 극도로 불확실한 자기 재발명에 현금을 태울 일이 아니라는 것.
1.0 — 대차대조표 차익. RJR Nabisco 시절. 부채와 자본의 구성만 바꿔도 차익이 생기던 시대. 이제는 대체로 사라졌다. 상황적으로는 코로나 때, 2015년 4분기에 잠깐 돌아왔지만 사이클성이지 상시적이지 않다.
2.0 — 실행 실패의 교정. 2000년대 초 LBO에서 많이 나왔다. 전제 자체는 맞는데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을 안 했다. 경영진을 바꾸고 이사회를 갈아 책임 구조를 세운다. 단순 부채-자본 스왑보다는 한 단계 진화.
3.0 — 플랫폼. 그가 가장 흥미롭다고 보는, 그리고 해자가 가장 넓다고 보는 방식. 플랫폼을 갖고 있다가 사이클이 꺾일 때 전환기를 지나는 기업·산업을 사서 붙여 키운다. 지금 오일서비스에서 Superior Energy로 하고 있다. 핵심은 처음부터 “무엇이 이 회사를 매력적인 엑싯으로 만드는가”를 겨냥하는 것 — 경영진 갈고 이사회 정비하는 것만으로는 거기 도달하지 못한다.
두 갈래로 본다. 첫째는 경제. AI가 경제의 동력인데 여기서 더 가속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감속한다면 사람들이 성장률 가정을 낮출 것인가 — 그게 가장 큰 이슈다.
둘째는 시장. 기묘한 건 AI 파이낸싱이 인덱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작은가다. 투자등급 미만에서 2% 남짓. 대부분은 투자등급과 사모 크레딧에서 조달됐다. 그런데도 IG 시장은 이미 눌리고 있다 — 최근 일주일만 해도 8~10bp 벌어졌다. SpaceX는 이미 50~60bp 와이드. 그래서 오히려 IG가 더 나은 리스크조정 기회일 수 있다는 것.
디스퍼전이 더 커지겠냐는 질문엔 — “안 커지면 충격일 것이다. 배당률을 걸겠다.”
환경 진단. 연초에 사이클 중반이고, 스프레드는 타이트하고, 기대 성장률은 2%를 넘는다 — 이런 환경의 평균적 결과는 크레딧은 별로, 주식은 아주 좋음이다. 7월까지 정확히 그렇게 흘렀다.
예술. 자산군이라기보다 열정이자 취미라고 선을 긋는다. 워홀·드 쿠닝 같은 확립된 작가로 갔다.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회화보다 판화가 현실적이다(워홀은 특히 판화가 뛰어나다). 프라이머리 마켓에서는 “차별화된 좋은 작업을 10년간 해온 기록”이 있는 작가만 샀다. 시간의 시험을 가장 잘 견디더라는 것.
투자자로서 최대 강점을 묻자 — 프로세스를 갖고 그걸 지키는 것. 규율 있고, 반추하고, 반복 개선하고, 무엇보다 정직하게 묻는 것. “우리가 이걸 왜 했지? 그리고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나, 아닌가?”
Ashok Varadhan — Goldman Sachs 글로벌 뱅킹·마켓 공동대표 · The Markets, 진행 Mike Washington · 2026년 8월 5일 트레이딩 플로어에서 녹음
“AI 트레이드에 레버리지가 잔뜩 껴 있었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고, 그 상당 부분이 청산됐다. 그래서 앞으로의 랠리는 질이 더 좋다.”
— 사상 최악급 모멘텀 드로다운과 V자 회복 직후, 그래도 “완만한 상승(grind higher)”을 유지하는 이유
“컨센서스와 다르고 시장 프라이싱과도 다르다는 걸 안다”면서도 연내 인상은 없다, 금리는 홀드라고 못 박는다. 인플레를 밀어 올렸던 요인들 — 특히 관세 — 은 백미러에 있고, 호르무즈 해협 관련 딜이 임박했다고 믿는다면 더욱 그렇다.
AI 인프라 건설이 자원을 압박해 장기 인플레 우려를 자극하는 건 맞다. 하지만 일단 인프라가 완성되고 나면 상당히 디스인플레이션적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끌어오면서 공급이 쏟아지는데도 스프레드가 크게 안 벌어진다. 이유는 기저의 명목 경제가 외생 충격에도 놀랍도록 견고하기 때문. 충격이 걷히고 견고함이 남는다면 실현 디폴트 기대는 여전히 낮다. 다만 공급이 많은 만큼 리스크 프리미엄은 조금 더 필요하다.
지난주 아시아 시장 안정용 엔 개입이 있었지만 — “장기적으로 작동한다고 믿지 않는다.” 팬데믹 이후 미국도 유럽(유로존·영국)도 인플레 정상화가 진행됐지만 일본만 의미 있는 정상화가 없었고, 그게 엔 약세의 이유다. 결국 BOJ가 금리를 제대로 정상화해야 안정된다.
2026년의 특징 중 하나는 개별 종목 변동성이 인덱스 변동성 대비 극단적으로 벌어졌다는 것. 그는 이 디스퍼전이 이어질 거라고 본다. AI라는 테마가 기업마다 너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 공급망에 있느냐, AI를 소비하는 쪽이냐, 하이퍼스케일러냐에 따라 그 회사를 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진다.
다만 디스퍼전의 극단치는 이미 봤다고 덧붙인다. 7월에 그 모든 일이 벌어졌는데 지수 레벨은 미동도 없었다는 사실 자체가, 인덱스의 안정성과 개별 종목의 분산이 얼마나 벌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의 트레이드 논리는 하나로 연결된다. 에너지가 내려간다 → 미국 단기물 금리가 매력적이다(현재 프라이싱된 인상폭을 감안하면) → 시장은 AI발 생산성 개선과 견고한 경제를 둘 다 누리는 배경을 갖는다.
Javier Blas — Bloomberg Opinion 에너지·원자재 칼럼니스트, 『The World for Sale』 공저 · Bloomberg Zero, 진행 Akshat Rathi · 2026년 8월 3일 녹음
“내가 맞긴 맞았다. 그런데 틀린 이유로 맞았다. 그건 사실상 틀린 것이다.”
— 개전 일주일 만에 “아직 에너지 위기는 아니다”라고 썼던 3월 5일 칼럼에 대한 자평. 백악관이 짧게 치고 빠질 거라고 본 부분은 완전히 틀렸다고 인정한다.
전쟁 전 중국은 월별로 1,000만~1,200만 배럴, 평균 약 1,100만 배럴을 해상으로 사들였다. 6월에는 600만 배럴 미만으로 떨어졌고 7월에 650만 정도로 조금 돌아왔다. Blas는 이를 “석유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 — 그런데 아주 잘 보이고, 베이징이 아주 명확하게 지시하는 손”이라고 표현한다. 데이터: 전쟁 전 평균 11.0, 6월 5.9(6.0 미만), 7월 6.5 백만 배럴/일.
개전 초에는 200달러와 글로벌 침체가 거론됐다. 실제로는 130달러조차 닿지 못했고 8월 3일 현재 85달러 아래다. Varadhan(CH.02)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 연내 70달러 하회를 본다. Blas의 경기 점검도 같은 방향이다 — 인플레이션 3% 미만, 금리는 의미 있게 오르지 않았고, 증시는 계속 오르고, 실업률은 낮다. 어느 지표도 ‘위기’라고 말하지 않는다. 데이터: 우려 시나리오 200달러, 실제 전쟁 중 최고 130달러 미만, 8월 3일 현재 85달러 미만, 전망 70달러 하회.
호르무즈 해협은 닫혔지만 매일 상당량이 새고 있다. Blas가 다크 셔틀이라 부르는 방식이다 — 대형 유조선은 국제 협약상 AIS 트랜스폰더로 위치·속도·흘수·선명을 방송해야 하는데(“나 여기 있으니 들이받지 마세요, 원유 200만 배럴 실었습니다”), 그걸 끈다. 페르시아만 안쪽 터미널과 오만만 사이를 왕복하며 배에서 배로 원유를 옮긴다(STS 이전). 매우 위험한 작업이고, 실제로 공격으로 사망한 선원들이 있다. 이 경로로만 하루 300만~500만 배럴이 흐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데이터: 중국 수입 감축 5.0, 사우디 홍해 우회 5.0, 다크 셔틀 3.0~5.0, UAE 우회 2.0, SPR 방출 2.0~3.0, 미주 증산 2.0 백만 배럴/일.
중국은 재고 데이터도, 수요 추정치도 공개하지 않는다. 유럽은 월간, 미국은 주간으로 내는 정보를 중국은 아예 내지 않는다. 조각들은 있다 — 전략·상업 재고 방출(단, 대량은 아닌 듯), 석유제품·플라스틱 재고 소진, 석탄을 원료로 쓰는 독특한 화학산업을 더 세게 돌리기. 합쳐도 40% 감소를 다 설명하진 못한다.
Blas의 봉투 뒷면 계산으로는 중국이 비축을 헐었다면 약 1억 배럴 — 5개월간 하루 100만 배럴에도 못 미친다. 다른 분석가(Rory Johnston)는 상업 재고까지 포함해 4억 배럴까지 본다. 위성 데이터로 탱크 그림자를 재는 방식이라 오차가 크다. “그가 맞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냥 모른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고유가에서 얻을 게 없다. 자국 번영이 걸린 동남아가 경제위기에 빠지는 것도 원치 않는다. 남을 돕는 게 아니라 자신을 돕는 것. 다만 같은 시기에 미중 전략대화가 진행 중이었다. “중국의 원유 수입 수준이 워싱턴-베이징 대화의 일부가 아니었다고 보는 건 순진할 것이다. 그런데 그게 결정적이었는지는 — 모른다.”
미국 전략비축유가 1983년 이래 최저라는 보도에 그는 시큰둥하다. 방출을 발표한 날부터 산수로 알 수 있던 결과다 — 시작 잔고를 알고, 1억 7,200만 배럴을 풀겠다고 했으니까. 게다가 SPR은 원래 위기에 쓰라고 만든 것이다. “전쟁을 시작했어야 했느냐에 대해선 각자 정치적 견해가 있겠지만, 지금 우리는 이 상황에 있고, 공급 충격의 교과서적 대응은 SPR을 쓰는 것이다.”
2022년이 얼마나 나빴는지 우리는 이미 잊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해 이맘때 유럽 전력 현물가는 메가와트시당 1,000유로에 육박했다. 지금은 100유로 안팎이다. 유럽 정부들이 기업과 가계를 구제해서 겨우 통과했고, 운도 좋았다.
2022년의 최대 피해자는 유럽이었고, 유럽은 돈이 있어서 대응할 수 있었다. 이번엔 개발도상국들이 맞았다. 그리고 지난 5개월간 무슨 일이 벌어졌나 —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수입이 기록적으로 늘었다. 전부 중국산이다. 중국이 이걸 계획했든 아니든, 확실히 수혜를 보고 있다.
핵심 구분은 이것이다. 화석연료는 흐름(flow)이다. 그 분자들을 계속, 계속 사야 한다. 태양광은 재고(stock)다. 한 번 사면 20~25년을 돌린다. 배터리도, 풍력도 마찬가지. 중국 한 곳에 의존하는 것도 나름의 리스크지만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그가 보는 방향은 “국내 에너지의 부상”이다. 나라마다 답은 다를 것이다 — 어디는 태양광, 어디는 석탄, 어디는 국내 석유·가스. 중국 자신도 가스 생산이 사상 최고이고, 10여 년 전 정점을 찍고 떨어졌던 원유 생산이 돌아와 하루 50만~60만 배럴을 더 뽑고 있다. 여기서 힘을 잃는 쪽은 석유, 그리고 유조선으로 실어 나르는 국제 거래 가스(LNG)다. LNG 시장은 4년 반 사이에 두 번 얻어맞았다.
그를 가장 놀라게 한 건 석탄의 끈질김이다. 2026년에도 사상 최대 수요가 나올 참이다. 전체 에너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다 — 하지만 지구에 중요한 건 태우는 톤수이고 배출되는 CO₂다. “10년째 석탄이 언제 정점을 찍느냐를 얘기해왔는데, 매년 계속 올라간다.”
국제에너지기구가 2년 전 전력시장 분석에서 2026년을 예측했을 때도 석탄은 과소, 재생은 과대 추정했다. 일부는 여러 시장에서 풍속이 낮았던 탓이다.
반대로 그가 인정하는 자기 오판은 태양광이다. “내가 태양광을 과소평가한 첫 번째 사람이라고 손 들겠다.” 2022년 첫 1테라와트가 설치됐을 때 BNEF는 9테라와트 도달을 2050년 이후로 봤다. 지금은 2036년으로 본다. 올해 3테라와트를 넘겼는데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반전 — 개발도상국이 유럽보다 태양광에 잘 적응하고 있다. 파키스탄이 대표 사례다. 유럽은 배터리가 부족하고 계통 연결이 나쁘고 전압 제어가 까다롭다. 태양광은 아침에 급격히 올라왔다가 저녁에 절벽처럼 떨어지는데, 하필 그때 수요가 올라간다 — 전국 단위 대형 그리드에서는 감당이 어렵다. 반면 개도국에서는 그냥 가정이 지붕에 패널 몇 장을 얹는다. 전기가 있으면 있는 거고 저녁엔 없다. 그래도 작동한다. “배터리가 부족해서 어렵지만, 우리가 필요한 것의 75%는 해준다. 우리는 99.999%의 완벽이 필요하지 않다.” 완벽을 향해 설계하고 값을 매기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다는, 그가 흥미로워하는 교훈이다.
다음 놀라움은 배터리일 것이라고 두 사람은 본다. 생산이 10테라와트시에 도달한 뒤 500테라와트시까지 가는 속도를 기술별로 그린 차트가 있는데 — 원자력·가스·석유는 물론 풍력까지 궤적이 비슷하다. 그런데 태양광이 뚫고 나갔고, 배터리는 그보다도 빠를 조짐이다. 배터리는 에너지를 생산하는 게 아니라 그리드에서 어떤 형태의 전기든 흡수하기 때문에 훨씬 유연하다.
25년 전 그에게 “어느 달엔가 일본의 2위 원유 공급국이 미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면 정신 나갔다고 했을 거라고 한다. 당시 미국은 세계 최대 수입국이었고 생산은 감소 중이었다. 그런데 6월 일본은 원유의 3분의 1을 미국에서 수입했다. 전부 셰일을 개발해낸 엔지니어링의 산물이다.
그가 어렵게 배웠다는 교훈 — “엔지니어를 상대로 베팅하지 마라. 시간과 돈만 충분히 주면 그들은 문제를 푼다.” 모든 에너지 위기는 문제인 동시에, 엔지니어에게는 값싸고 효과적인 해법을 찾을 인센티브다.
새로운 지정학 축. 미국은 하루 2,000만 배럴 넘게 생산하며 석유시장의 방정식을 통째로 바꿨다(고전적 의미의 페트로스테이트). 중국은 원유 수요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우디를 스윙 프로듀서라 불렀던 것처럼, 중국은 스윙 컨슈머다. 콜럼비아대의 Jason Bordoff(오바마 행정부 백악관 근무)가 한 말을 그는 좋아한다. 예전엔 석유 문제가 생기면 미 대통령의 첫 통화가 사우디였다. 앞으로는 첫 통화가 베이징이 되어 “수입을 좀 줄여 시장을 잡아달라”고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단, 그가 붙이는 단서 — 일렉트로스테이트가 곧 청정을 뜻하는 건 아니다. 중국은 여전히 전력의 절반을 석탄에서 얻는다. 세계에 약 194개국이 있는데, 중국 한 나라가 나머지 193개국을 합친 만큼의 석탄을 소비한다. 에너지 시스템의 전기화 정도는 놀랍지만, 그 전기의 상당 부분이 잘못된 소스에서 나온다.
그럼에도 미국에 대해선 낙관적이다. 텍사스는 석유·가스 초강대국이면서 동시에 태양광과, 특히 배터리·그리드 유연성에서 진짜 플레이어가 되고 있다. 보조금이 많아서가 아니라 상업적으로 말이 되기 때문이다. “돈의 힘이고, 돈이 말하고 있다. 백악관이 뭐라 하든 투자와 엔지니어링은 계속된다.”
비료도 밀도 쌀도 패닉이 없다. 이유는 셋이다. 첫째, 국내 생산 비중이 크고 국제 거래가 시장의 과반은 아니다. 둘째, 가격이 오르자 호르무즈 밖의 모든 비료 공장이 최대 가동에 들어갔고, 중국은 질소비료의 약 80%를 천연가스가 아닌 석탄에서 만들기 때문에 애초에 격리돼 있었다. 셋째, 밀·옥수수·대두·쌀 모두 수년치 잉여와 높은 재고에서 출발했다.
많은 사람이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번 전쟁을 나란히 놓으려 했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2022년엔 전쟁 당사국 둘 다가 곡창지대였다. 중동은 농산물 생산지가 아니다. 원자재 시장의 오래된 농담대로 — “중동은 탄화수소를 생산해서 탄수화물을 수입한다.”
다만 안심하긴 이르다. 엘니뇨가 와 있고 기후변화가 겹쳐 있으며, 특히 북서유럽은 올해 무척 덥다. 작물은 몇 주 만에 25%가 날아갈 수 있다. 지금까지는 무사했고 유럽 수확은 대부분 끝났으며 미국·캐나다·러시아도 상당 부분 끝났다. 그의 시선은 2027년 초에 가 있다.
이미 크게 얻어맞은 곳은 양식업이다. 오늘날 세계는 자연산보다 양식 어패류를 더 많이 먹는다. 양식에는 어분(fish meal)이 필수인데 — 멸치 같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말려 사료로 만든다 — 그 가격이 폭등했다. Blas가 “멸치의 사우디아라비아”라 부르는 페루에서 어획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의 예고: 앞으로 6~9개월 뒤 연어와 새우 가격에 반영된다. 오메가3 보충제 가격도 꽤 오를 것이다(“나이가 나이인지라 나도 먹는다”).
라인강은 화학·석유·철강·석탄을 실어 나르는 컨베이어벨트다. BASF 같은 회사는 강의 상태에 직접 얻어맞는다. 지금 사상 최저 수위다. 2018년 대가뭄 이후 저수심에서도 다니는 신세대 바지선이 개발됐지만 한계가 있다 — 항행 수심이 사실상 0이 되면 어떤 적응도 소용없다.
그가 가장 걱정하는 건 타이밍이다. 8월 초 시점인데, 라인강과 다뉴브강을 포함해 북서유럽의 강들은 보통 9월 말~10월 초에 연중 최저점을 찍는다. 눈 녹은 물은 다 흘렀고 여름 내내 비가 적었다. 패턴대로라면 앞으로 8~10주 동안 계속 더 낮아진다. 급히 비가 필요하다.
덧붙여진 사례 하나 — 루마니아군이 원자력발전소 냉각수를 확보하려고 통제 폭파로 물길을 돌렸다. 전환에 필수적이라 여겨온 안정적 청정 전원마저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본 더 큰 그림: 자기 세대는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분쟁이 줄어드는 시기에 성인이 됐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에서 잠시 아프리카 데스크를 맡았는데, 10여 년 전 그 대륙이 1980년대에 비해 얼마나 평화로운지에 놀랐다고 한다. 공급망은 A에서 B로, 내전이나 쿠데타나 강의 수위를 걱정하지 않고 옮길 수 있었다. 오늘 그 전제들은 전부 바뀌었다 — 더 파편화되고, 더 변덕스럽고, 아마 더 위험하며, 확실히 더 덥고 건조하다.
그럼 정치는 언제 따라오나. 그의 진단은 냉정하다. 기후변화 인식은 이미 널리 퍼졌고 과학도 정치 담론의 몇몇 어두운 구석을 빼면 잘 이해된다. 그런데 똑같이 잘 이해되고 있는 것이 “대응 비용”이다. 유럽 좌파 정치인들과 얘기해도 “모두가 동시에 움직이지 않으면 우리는 못 한다”는 정서가 있다. 올해 초 만난 한 유럽 고위 정치인의 말 — “나는 절대적으로 기후 행동에 찬성한다. 하지만 그게 우리 중공업과 일자리를 잃게 하고 배출을 그냥 다른 나라로 옮기는 것뿐이라면, 나는 거기서 멈춰야 한다.” 사회가 아직 그 비용을 치를 준비가 안 됐다는 것이다.
Ariana Salvatore — Morgan Stanley 미국 공공정책 리서치 헤드 · Thoughts on the Market · 2026년 8월 7일 뉴욕
정부는 AI가 얼마나 빨리 발전할지(국내 규칙), 어디서 발전할지(인프라·인허가·소버린 AI 정책), 어떤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지(수출통제·시장접근 제한)를 함께 결정하고 있다.
— 에피소드의 핵심 테이크어웨이. 규제 기관이 아니라 설계자가 됐다는 뜻이다.
지난 10여 년간 정부의 접근법은 국가안보 함의가 뚜렷한 좁은 범주의 기술만 제한하고 나머지 상업적 교류는 유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수출통제가 더 많은 산업으로 번지고 AI가 소프트웨어를 넘어 물리적 인프라로 이동하면서, ‘국가안보에 해당하는 것’의 정의 자체가 넓어졌다.
상무부가 엔티티 리스트를 확대하면, 미국 클라우드 사업자·소프트웨어 기업·모델 마켓플레이스는 지정된 중국 개발자와 연결된 모델을 내리거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의회는 연례 국방수권법 같은 수단으로 이를 더 오래 가는 형태로 굳힐 수 있다.
AI Overwatch Act — 최첨단 AI 칩 수출에 대한 통제 강화와 의회 감독 부여.
Match Act — 제한을 상류로 확장해 반도체 제조 장비까지 포함하고, 동맹 생산국과 보조를 맞추려는 시도. 둘 다 미국인의 중국 모델 사용을 직접 금지하진 않지만, 중국이 차세대 프론티어 시스템을 학습시킬 능력을 제약할 수 있다.
규제 당국이 해외 모델이나 API를 차단할 수 있고, 현지에서 통제되는 배포를 요구할 수 있으며, 중국식 데이터·콘텐츠 기준을 부과하거나 사이버보안·엔티티리스트 권한을 써서 국산 대체재를 밀 수 있다.
귀결은 뚜렷하게 갈라진 한 쌍의 AI 생태계다. 미국은 수출통제 + 동맹 공급망 + 대체로 폐쇄된 프론티어 모델 플랫폼. 중국은 국산 하드웨어 + 오픈웨이트 모델 + 보조금 컴퓨트 + 현지화. 시간이 지나면 칩·모델·표준·데이터 규칙·유통 채널이 각각 갈라지고, 제3국들은 두 스택 사이에서 항로를 잡게 된다.
규제는 AI 인프라의 속도뿐 아니라 어디에 짓느냐를 바꾼다. 동시에 이 제약들은 병목 해소 솔루션의 투자 논거를 강화한다 — 온사이트 발전, 연료전지, 저장 등.
기술 이분화가 심해질수록 병렬 공급망에 대한 투자 논거가 서게 된다. 두 스택이 각자의 칩·표준·유통을 따로 갖는다면, 그걸 각각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네 개의 대화를 이어 붙이면 하나의 문장이 남는다. 가격을 움직이는 힘이 시장 바깥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가는 OPEC이 아니라 중국의 수입 결정이, AI 인프라의 속도와 위치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상무부와 주의회가, 크레딧 스프레드는 디폴트율이 아니라 AI 파이낸싱의 발행 물량이 흔든다.
그래서 네 사람의 처방이 묘하게 겹친다. Tananbaum은 “진입가격”과 “확인 가능한 다섯 가지”로 돌아가고, Varadhan은 “계속 투자되어 있으라”면서도 원픽은 스토리가 아니라 단기물 금리다. Blas는 예측 실패를 두 번이나 자백하면서 “엔지니어와 내기하지 마라”는 규칙 하나만 남긴다. Salvatore가 짚는 투자 시사도 프론티어 모델이 아니라 발전·연료전지·저장이라는 병목이다.
화려한 쪽이 아니라 막힌 쪽을 보라는 얘기다. 그리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는 능력 — 중국이 어떻게 하루 500만 배럴을 줄였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Blas의 반복된 인정이, 이 다이제스트에서 가장 정직한 데이터 포인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