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물(금리 상승) 국면에서
더 중요해진 민낯(실적)
금리라는 '썰물'이 빠질수록 드러나는 건 종목의 민낯 — 실적이다. 외부 변수와 한국 시장 특유의 수급이 펀더멘탈과 무관한 일간 변동성을 키우지만, 기준은 단 하나 — 주가를 만드는 두 변수, 멀티플(금리)과 실적이다. 지금은 유동성장이 아니라 실적장이며, 삼성전자·하이닉스로의 쏠림은 '비정상'이 아니라 실적장의 논리적 귀결이다.
한눈에 보는 결론
변동성의 정체는 '추세 훼손'이 아니라 수급 쏠림이다. 추세(AI·메모리)는 견고하다. 쏠림이 풀릴 조건만 점검하면 된다.
시장의 걱정 — 쏠림과 소외
삼성전자·하이닉스가 급등하는 반면 나머지는 소외된다. 종목당 일간 ±10% 변동이 일상이 되면서, 세게 오르는 날의 환호와 꺾이는 날의 '버블·고점' 공포가 번갈아 시장을 흔든다.
쏠림은 양면의 걱정. 지수는 두 종목이 끌어올리지만, 그만큼 단일 종목의 등락이 지수 전체의 등락으로 증폭된다. 하지만 발표자는 이 일간 변동성에 펀더멘탈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긋는다.
첫 번째 기준 — '경험해 보지 못한 시장'
지금의 AI 투자 사이클은 IT 혁명기 통신 투자 이후 30년 만에 처음 겪는 규모다. 과거 3~5년짜리 반도체 피크아웃 사이클의 잣대로 "지금 어디쯤"을 재단하기 어렵다 — 그래서 과도하게 두려워하지 말자는 것.
GDP 대비 CapEx는 2026년 1.7%(IMF WEO) → 공격적으로 2030년 5%까지 전망. 철도/운송(약 50년)처럼 길고 큰 사이클일 가능성이 높다. PC·인터넷 사이클보다도 규모가 다른, 모든 시장 참여자가 처음 겪는 국면.
유동성장이 아니다 — 금리는 우상향
지난주 FOMC는 매파적으로 해석됐다. 점도표 중위값은 '연내 1회 인하'에서 1회 인상까지 올라왔고(BofA는 연내 3회 인상 뷰), 발표자는 이를 과하다고 보면서도 금리의 슬라이한 우상향 경로는 인정한다.
산업혁명기 = 금리 우상향. 강건한 경기 펀더멘탈은 늘 금리의 슬라이한 우상향을 수반해 왔다(그림 7). 1차 산업혁명(1873년~) 이후 장기금리 평균 4.78%, 2000년 이후 평균 3.23% — AI(4차) 국면에서 재차 우상향 전환.
실질금리 중심으로 오르는 채권 금리. 유가 급락으로 기대인플레(BEI 10년)는 하락하지만, 경기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실질금리(TIPS 10년)는 우상향(그림 6). AI 소비가 견고한 미국 경기를 떠받친다.
금리↑ = 유동성 제약. 금리로 대변되는 유동성 환경이 주식에 '우호적이지 않은' 쪽으로 이동 중. 그래서 더더욱 실적이 변수가 된다.
'M2가 늘어 유동성장' 이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정책 유동성(양적완화·금리인하)은 2023년부터 꺾였지만, 그 뒤 상승은 AI 실적이 만든 추세다. 2026년 연준 총자산 반등은 TGA(재무부 일반계정) 증가로 줄어드는 지급준비금을 메우려는 단기채 매입 — 의도된 fine-tuning일 뿐, 정책 유동성 유입이 아니다.
유동성이 타이트할수록 자금은 실적이 나오는 주식으로만 쏠린다.
2023~24년 미국의 M7이 그랬듯, 지금 한국의 삼성·하이닉스가 그렇다.
고금리가 유지된 2024년 7월까지가 M7 독주 무대. 2024년 9월 예고 없던 50bp 인하 이후 추가 아웃퍼폼은 사라졌다. 실적 우위 + 유동성 제약이 겹칠 때 '선택과 집중'의 기준은 결국 이익이라는 실증.
밸류에이션 위치 — 금리에 민감한 구간
어닝스일드(=PER의 역수)는 주식의 '기대수익률 프록시'다. 그것이 무위험금리에 붙기 시작하면 추가 멀티플 상향은 제한된다. 미국이 이미 그 지점, 한국도 거버넌스 개선(밸류업)을 감안해도 금리 민감 임계치까지 올라왔다.
삼성·하이닉스·더블카운팅을 제외한 코스피 12MF PER 21.8배(그림13), 코스닥 25.2배(그림14). 밸류업에 따른 구조적 리레이팅은 인정하나,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해주지 않으면 반도체 외 종목의 추가 멀티플 업사이드는 부담스러운 위치다.
실적 모멘텀 — 사실상 반도체뿐
시장이 실적으로 움직인다면, 자금은 이익 추정치가 오르는 곳으로 쏠린다.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화학의 일시적 상향(지속성 낮음)을 빼면, 코스피 지수(66)를 이기는 모멘텀은 반도체(95) 하나뿐이다.
유가발 에너지 +128화학 +109를 지속성 낮음으로 제외하면, 코스피(+66)를 넘는 건 반도체(+95). 다른 업종의 추정치 리레이팅 속도가 따라오거나 금리가 안정되어야 온기가 확산된다.
쏠림 해소의 조건 — 키 맞추기와 금리
반도체를 빼도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은 많다. 다만 분위기에 눌려 '억울하게' 소외된다. 이들이 다시 빛을 보려면 정량적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순익 비중 ≈ 72~76%인데 시총 비중은 순수 56%·지분 포함 69.6%. 아직 갭이 남아 있다(SK스퀘어·삼성생명·삼성물산 등 지분가치 포함 기준).
이 갭이 '키 맞추기'로 메워진 다음에야, 코스피 내 실적 좋은 다른 종목으로 관심이 분산될 여지가 생긴다.
저평가 인식 충족
"반도체가 실적 대비 워낙 싸다"는 인식이 어느 정도 차야 나머지 종목에 관심이 돌아온다.
비중 갭 해소
시총-순익 비중의 키 맞추기. 3Q 반도체 리레이팅·하이닉스 ADR·2Q 실적이 촉매.
금리 안정
추가로 금리가 추세적으로 안정되면 소외 종목으로 온기 확산 조건 완성.
정리 — 추세는 견고하다
AI·메모리 중심의 추세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펀더멘탈 추세는 강건하다.
최근 변동성은 일부 종목 쏠림·ETF 수급이 만든 것 — 일간 등락폭에 펀더멘탈 의미를 부여하지 말 것.
쏠림은 ① 반도체 저평가 인식 충족 ② 시총-순익 비중 갭 해소 ③ 금리 안정의 조건이 갖춰지면 온기 확산으로 완화된다.
결론은 원리·원칙 — 멀티플(금리)과 실적, 두 변수로 변동성 시장에 대응하라.